착륙 앞두고 기도막혀 의식 잃어가자 사무장 팔에 피멍 들 정도 응급처치
마지막 시도서 기도 뚫리며 소생
김은진(27) 하승이 승무원(21)이 A 양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이미 기도가 막힌 상태에서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양팔로 환자를 뒤에서 안는 것처럼 잡고 배꼽과 명치 사이의 공간을 주먹으로 세게 밀어 올리는 응급조치인 ‘하임리히법’을 시행했다.
그럼에도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 사무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양은 이미 얼굴에 핏기를 잃고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였다. 이 사무장은 “A 양의 어머니는 최악의 상황을 예감했는지 기내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고, 아버지는 A 양의 뺨을 때리면서 ‘죽으면 안 된다’며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이 사무장은 “응급처치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큰일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A 양을 번쩍 들어올려 하임리히법을 이어갔다”고 했다. 이 사무장이 팔에 피멍이 들 정도로 힘주어 2분여 동안 30여 차례 응급조치를 시행해도 A양은 혈색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다른 응급처치법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A 양의 복부를 세게 밀어 올리는 순간 ‘꾸르륵’ 하는 소리가 났다. 이 사무장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소리가 나고서야 주변 상황이 시야에 들어왔다”면서 “저를 비롯해 직원들이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받았던 덕분에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A 양의 기도를 막은 것은 빠진 어금니 유치(乳齒)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양을 안정시킨 승무원들은 착륙 준비를 하며 휠체어를 마련하고 간사이공항에는 응급차 대기를 요청했다. 오후 6시 23분 착륙 후 A 양은 부축을 받지 않고 스스로 걸어 나왔고 병원에 도착해서도 이상이 없다는 의사 진단을 받았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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