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채소·고기에 노오란 치즈 ‘부먹’… “요를레잇디∼” [안충훈 셰프의 ‘미식에 美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라클레트

삼복더위가 지나니 벌써 낮밤의 기온차가 느껴진다. 밤에는 이제 다닐 만한데, 여름을 나는 동안 낮에 차가운 음식을 계속 먹다 보면 속이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낮동안 찬 음식으로 지친 속을 달래려면 저녁 한 끼는 따뜻한 음식이 필요하다. 스위를 비롯한 북유럽의 전통 음식인 치즈를 이용한 라클레트(라클렛)는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없는 요리다. 채소 등 여러 식재료를 그냥 먹기 좋게 잘라 치즈와 함께 구워 먹으면 된다. 와인을 곁들여 여럿이 나눠 먹기 좋고 조리가 간단해 혼밥으로 즐기기도 좋다.

세계일보

#라클레트의 역사

스위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5분의 2 정도인데 국토의 80%가 산악지방이다. 알프스 산맥이 60%, 산맥 사이에 대지가 30%이고, 이어지는 쥐랑지방 산맥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그 알프스 산맥의 40%에서 목축업과 낙농업을 한다. 알프스 지역 치즈 생산량에서 80%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라클레트 치즈다. 5kg 단위의 휠로 된 치즈는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한 곳이면 6∼8개월 정도 저장이 가능하다.

1970년대부터 유명해진 이 음식은 프랑스어로 긁어내다라는 뜻의 라클레(racler)에서 유래 됐다. 라클레트는 스위스 남서부 발레 지방을 대표하는 치즈로 매해 2000t가량 생산된다. 산악인들이나 산에서 일하는 농부들은 평소 휴대하기 편해 라클레트를 가지고 다니며 직화에 강한 그릇에 넣어 통째로 굽거나 데운 부분만 긁어내 먹었다. 이 요리는 18세기부터 먹었는데 1970년대에 전용 기계가 만들어지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됐다. 라클레트는 처음에 치즈를 녹여 감자와 피클류를 곁들여 먹었는데 지금은 육류, 채소를 가리지 않고 입맛에 따라 즐긴다.

#부드럽게 또는 바삭하게

우리가 흔히 부르는 라끌레트는 발레 라끌레트 또는 프로마주 라끌레트이다. 알프스의 목초를 먹고 자란 소의 젖을 저온살균하지 않은 생우유를 사용해서 만들고 에멘탈처럼 비슷한 반경질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프로피온산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아 구멍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단백질 함유량이 50%라 불에 데워도 쉽게 분리 되지 않는다. 그래서 분리가 안 되는 특성을 이용해 전용기계에서 먹을 때 부드럽게 하거나 바삭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라끌레트 치즈를 생산하는데 스위스 치즈가 좀 더 단단하고 크림향이 덜하다. 취향에 따라 남은 치즈를 피자, 파스타, 리조또, 버섯요리에도 곁들이기도 한다.

세계일보

■재료= 라끌레트 치즈 200~300g, 토마토1/2개, 표고버섯 2개, 독일 소세지 1개, 채끝 또는 안심 200g, 감자 1개, 청피망 1/2개, 홍피망 1/2개, 쥬끼니 호박 1/4개

■만들기= ① 왕감자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4등분하여 소금물에 삶은 후 식힌다.(너무 흐물거리지 않게 삶는다.) ② 표고버섯은 3등분에서 4등분하고, 토마토는 씻은 후 링으로 1cm 두께로 3등분한다. ③ 소세지는 한가운데 반을 자르고, 길게 3등분씩으로 자른다. ④ 피망도 씻은 후 링으로 1cm 3등분 하고 주키니호박도 링으로 1cm 두께로 자른다. ⑤ 채끝 또는 안심은 저며서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⑥ 치즈는 0.5∼1cm 두께, 가로 세로 7cm로 썬다. 전용기구 틀에 맞게 썰거나 두께는 기호에 맞게 조절한다.)

■조리방법= ① 라끌레트 전용 기계에 전원을 키고 라끌레트 치즈 팬에 치즈를 담는다. ② 원하는 식재료를 굽는 틀에 얹어 굽는다. ③ 식재료보다 치즈가 먼저 녹기 때문에 기계에 따라 식재료 또는 치즈 얹는 순서를 조절한다. ④ 기호에 따라 치즈를 부드럽게 녹여도 되고, 바삭한 식감을 원하면 조금 더 가열하면 된다. ⑤ 식재료가 익으면 접시에 덜어 놓고, 그 위에 치즈를 긁어서 얹어 먹으면 된다. 또는 치즈를 찍어서 먹어도 좋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