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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송환법 시위' 놓고 세계 곳곳서 홍콩인-中 본토인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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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적 우세 中 본토 출신, 홍콩인 협박·공격 잇따라

연합뉴스

기다란 띠 형성한 '홍콩의 길' 시위자들
(홍콩 AFP=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자들이 23일 도로변에서 띠를 형성하며 휴대폰 불빛을 비추고 있다. 명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1989년 8월 23일 발트해 연안 3국 주민 약 200만 명이 벌였던 '발트의 길' 시위를 본뜬 '홍콩의 길' 시위에 나서 39개 지하철역을 잇는 총 45㎞의 인간 띠를 만들었다. bulls@yna.co.kr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놓고 세계 곳곳에서 홍콩인과 중국 본토 출신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호주 애들레이드와 시드니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 출신 시민들의 집회가 열리자 중국 본토 출신들이 몰려가 욕설을 퍼붓고 위협을 가했다.

같은 기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호주 멜버른 등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린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는 중국 본토 출신이 중심이 된 '맞불 집회'가 열렸고, 일부 도시에서는 충돌이 빚어졌다.

18일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홍콩 출신들이 교회에 모여 홍콩 시위와 관련된 기도회를 열자, 중국 본토 출신들이 몰려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면서 야유를 퍼부었다.

지난달 24일에도 호주 퀸즐랜드대학에서 홍콩 출신 유학생들이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가, 중국 본토 출신 유학생들과 충돌을 빚었다.

특히 수적으로 훨씬 우세한 중국 본토 출신 화교나 유학생들이 홍콩인들을 개인적으로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사례마저 벌어지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호주에는 120만여 명의 중국인이 있으며, 이 가운데 중국 본토 출신은 41%를 차지한다. 홍콩 출신은 6.5%에 불과하다.

캐나다에 사는 중국 화교 176만 명 중 중국 본토 출신은 75만3천 명, 홍콩 출신은 21만6천 명이다.

호주 남호주대학에 다니는 한 홍콩 출신 여학생은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에 참여한 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멍청한 돼지' 등 그를 욕하는 글이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그가 외국인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허위로 묘사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는 "내가 쇼핑몰에서 쇼핑하는 사진을 찍어 올린 사람도 있다"며 "그들이 내 집까지 따라와 위협을 가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에서도 중국 출신 남학생들이 홍콩 출신 여학생에게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듣는 돼지"라고 욕설을 퍼붓고 이 여학생을 밀어서 쓰러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에서는 홍콩 출신 유학생에 대한 공격의 배후에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중국 유학생을 지원하는 '중국학생학자연합회'나 중국 영사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호주에 있는 중국 영사관은 퀸즐랜드대학에서 중국 본토 출신과 홍콩 출신 유학생의 충돌이 발생한 후 성명을 내고 "중국 학생들의 애국적 행동"을 칭송하기도 했다.

호주의 중국 전문가인 제임스 로렌스손은 "호주 대학들은 집회 현장에서 물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확성기를 뺏는 행위, 전단을 찢는 행위 등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그러한 행동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주 대학들의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재정적 의존도가 커지면서 그러한 단속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주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내 대학의 재학생 중 10%를 중국 출신 유학생이 차지해 그 수가 15만3천 명에 달한다. 퀸즐랜드대학 등 7개 대학은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 학교 수입의 13∼23%를 차지한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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