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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씨 뿌려라 농약 쳐라, AI 이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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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 IT농업 구상

“스마트팜 정착 땐 소득 5000만원

청년 귀농 늘어 젊은 농촌 될 것”

중앙일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3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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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스마트팜’ 사업을 본격화한다. 농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이를 통해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고 한국 농업의 4차산업혁명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는 농업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바이오 등의 기술이 결합하면 블루오션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농작물·가축이 최적의 상품 가치를 갖도록 관련 영농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 ‘영농 도우미 비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농민들에게 재배작물에 맞는 최적의 파종·수확 시기는 물론 비료·농약 투여, 잡초 제거 시기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며 “예컨대 사과 농사를 짓는다면 어느 영양제를 어떤 시기에 쓰라고 코치해주면서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때 마을 이장들이 맡던 역할을 AI가 하는 셈이다.

농촌진흥청과 함께 만든 ‘NH농사봇’도 있다. 카카오톡에서 친구추가하면 각종 작물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챗봇 서비스다. 대화창에서 “수박 병해충”, “마늘 가격” 등을 입력하면 병해충 증상과 방제법, 현재 시세 등을 바로 대답해준다.

김 회장은 “비단 IT뿐 아니라 바이오 기술의 접목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계열사인 종자기업 ‘농우바이오’는 종자 개량으로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서산 축산개량연구소에서는 유전자(DNA) 분석 등을 통해 체중이 더 많이 나오고 육질이 더 좋은 한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농업의 4차산업화”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선 젊은이들의 귀농·귀촌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총체적 위기에 처한 농촌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농업의 4차산업화는 젊은이들이 농업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사실 그는 2016년 3월 취임하면서 ‘농가소득 5000만원’이라는 목표를 내놓았다. 당시 정부는 물론 농업계에서도 반신반의했다. 이때 농가소득은 평균 3722만원(2015년 기준). 그러나 지난해 농가소득은 4207만원으로 전체 가구 중위소득(4469만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내년 말이면 농가소득이 5000만원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김 회장은 “유통 플랫폼을 구축해 직거래 매장을 확대하고, 농산물을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며, 농촌의 환경자원을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하는 식으로 일자리와 농가소득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청년농부사관학교’를 개설해 창업·경영은 물론 드론·농기계 자격 취득, 해외연수 등 이른바 ‘창농’(創農)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해외 유학파, 대기업·공공기관 출신은 물론 패션디자이너·토목엔지니어 등 다양한 경험의 인재들이 창농에 뛰어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양파·마늘 가격이 폭락해 밭을 갈아엎는 농가가 생기는 일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파종 단계부터 공급량과 수요량을 예측해 선제적인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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