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이틀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적’이라고 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를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하면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전쟁이 다소 누그러들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훌륭한 지도자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300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합의를 몹시 원하고 있다”며 “류허 부총리가 합의가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이틀 전 시 주석을 적이라 비난했던 것과 사뭇 태도가 달라진 건 중국의 협상 재개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과 협상을 곧 재개할 것”이라며 “중국 관리들이 전화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협상을 정말로 원하는 것을 보기는 처음”이라며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주말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무역전쟁의 화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가, 이번주 들어 다시 수위를 조절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터무니없다" 덴마크 총리 발언에 "형편없다" 비난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참전용사 단체 행사 연설을 위해 켄터키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 론(남쪽 뜰)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희망 의사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고 반응한 데 대해 "형편없고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이 전했다. ymarshal@yna.co.kr/2019-08-22 07:02:55/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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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은 지난 23일 연간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10%나 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연간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기던 추가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9월 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당초 10%에서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G7 정상회의를 마치며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는 대목에서 나온 거라 실제 협상이 재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 전해진 상황이어서, 중국이 어떤 수위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는지도 불확실하다.

CNBC에 따르면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가 아는 한, 중국과 미국 협상 대표들은 최근 통화한 적이 없다. 기술적 차원에서 접촉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언급처럼 의미있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후 편집장은 "중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곽예지 기자 yeji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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