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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유열의 음악앨범' 정해인x김고은, 결국 만나는 운명같은 첫사랑 [Oh!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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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하수정 기자] '유열의 음악앨범'은 늦여름, 관객들의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첫사랑 영화다. 우연히 만나 설레는 사랑을 느낀 현우와 미수. 영화는 10년 동안 이어진 이들의 관계를 그리면서 때론 웃음을 주고, 때론 눈물 나게 만든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6년 전 파격적인 작품 '은교'로 데뷔한 김고은과 그런 신예를 발탁한 정지우 감독과의 재회, 그리고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으로 멜로 연기의 정점을 찍은 정해인이 합류해 캐스팅 단계부터 기대감이 높았다.

미수는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제과점을 지키면서 마지막 10대를 보내고, 현우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소년원을 들어가면서 마음속 깊이 상처를 받는다. '음악앨범' 라디오 DJ가 바뀌던 날, 소년원을 나온 현우가 제과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돼 두 사람이 인연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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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TV 드라마에 주도권을 뺏기면서 설 자리를 잃은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멜로 영화는 귀하디 귀한 존재가 됐다. 그런 점에서 '유열의 음악앨범'은 장르 자체가 반가운 영화다. 자극적인 설정과 선정적인 화면, 폭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감성적인 멜로를 기다린 관객이라면 안성맞춤이다.

2년 전,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짧은 짝사랑으로 만났던 김고은과 정해인은 이번 영화에서 상대역으로 만나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기대 이상의 호흡과 '케미'를 자랑하면서 '도깨비'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두 사람의 연기가 마냥 달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보통의 커플이 갈등과 이별의 위기를 겪는 것처럼, 극 중 현우와 미수도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한다.

영화 속에는 현우와 미수가 처음 빵집에서 만난 1994년을 시작으로, 1997년, 2000년, 2005년까지 두 사람의 중요한 포인트를 시간 순서에 따라 다룬다.

실제 1994년부터 2007년까지 KBS에서 방송된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을 배경으로, 현우와 미수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라디오와 음악은 주인공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매체이자, 속마음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몰입감을 높인다. 핑클의 '영원한 사랑', 콜드플레이의 'Fix You', 루시드폴의 '오, 사랑' 등은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추천한 노래로, 어느 장면에서 나오는지 잘 캐치하면 보는 재미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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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못지않게 눈에 띄는 조연 배우들도 있다. 미수와 친자매 같은 정을 나누는 은자 역의 김국희와 은자의 딸 금이를 연기한 심달기가 대표적이다. 김국희와 심달기는 적은 분량에도 나올 때마다 단연 시선을 붙잡으며 남다른 존재감을 남긴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그리워하고, 연락하고, 만나고, 사랑했는지 보여 준다. 30~40대와 그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아련한 감성과 추억을 선물하고, 가슴 한 켠에 잠들어 있던 90년대의 복고 감성, 일명 레트로(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 감성을 일깨운다. 동시에 지금의 10~20대에게는 겪어보지 못한 시절의 경험을 선사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남녀 주인공의 우연이 겹치고, 너무 착한 스토리 전개 등 단점이 전혀 없는 영화는 아니지만, '유열의 음악앨범'은 극장을 나오면서 단순히 "재밌다"는 반응 외에도 주인공에게 각자의 상황을 대입 시켜 "내가 현우라면 어땠을까?", "내가 미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이야깃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가 지닌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러닝타임 122분, 12세 관람가, 8월 28일 개봉.

/hsjssu@osen.co.kr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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