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위당국자 “美 안보에 영향…좌시할 수 없어”
-독도방어훈련에도 부정적, “도움 안되고 상황 악화”
미국 고위당국자는 27일(현지시간)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에 대해 효력이 끝나는 11월23일 이전까지 한국이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앞서 26일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우려한 글을 한글로 번역해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헤럴드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이 연일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당국자는 27일(현지시간) 11월22일까지는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그때까지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돌아가려면 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일련의 일들이 청와대와 일본 내 인사들에 관련된 것이라면서 미국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미 고위당국자가 청와대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당국자는 이어 “중국이 이 결과에 불만족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는 지역에서의 중국 입장을 강화하거나 적어도 동맹구조를 덜 위협적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6년 지소미아 체결 이전 한미일 3각 정보공유에 대해 “위기상황에서 꽤 번거롭고 매우 불편하며 사실상 쓸모없다”면서 “특히 위기상황에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 시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필요할 경우 지난 2014년 발효된 한미일 정보공유협정 등 3각 정보공유를 통해 정보·감시 공백을 막을 수 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반박한 셈이다. AFP통신은 이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을 통해 여전히 일본과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하지만 또 다른 미 당국자는 그런 방식은 핵무장을 한 북한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언론브리핑을 통해 “한일 양측이 상황을 진정시키고 진지하게 돌아오면 고맙겠다”며 “양측이 입장을 분명히 했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들이 지금 관계 재건 시작을 할 수 있게 시도하는 데 여전히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정보공유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상당히 해쳤다”며 “완전히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라건대 회복될 기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양측 지도자들 사이의 분쟁”이라며 “양측에서 도움이 안되는 선택들이 있었고 이 때문에 우리가 어느 한쪽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또 “우리가 오늘 이 얘기를 하는 것은 한국의 최근 조치가 미국의 안보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좌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국무부와 국방부가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현하는가 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실망했다고 언급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미군 병력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주한미국대사관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입장을 한글로 번역해 올려 미국의 입장을 직접 한국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한국이 지난 25~26일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명칭을 바꿔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한 독도방어훈련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대해 “우리는 훈련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면서 “이런 것들은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않는 조치들이고, 그저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 당국자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한일 양쪽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역시 이날 연합뉴스 서면질의에 “한일 간 최근 불화를 고려할 때 ‘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독도의 미국식 표기)에서의 군사훈련 시기와 메시지, 규모는 계속 진행중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생산적이지 않다”면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적이고 진지한 토론을 하기를 권고한다”고 답변했다. 또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리앙쿠르 암의 영유권에 관해 어떤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며 한일 양국이 평화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지소미아와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은 동북아에서 중국과 첨예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고 북한과 팽팽한 비핵화협상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한미일 3각 공조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hindw@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