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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Tech & BIZ] 첨단기술 입은 스포츠 중계, 더 즐겁고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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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이 중계한 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신기한 장면이 나왔다.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공을 던지고 몇 초가 지나자 류 선수의 직전 투구 모습이 360도 영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인 '4D 리플레이(4D Replay)'가 경기 현장에서 바로 촬영·편집해 내놓은 것이다. 최근 이처럼 스포츠 중계와 최첨단 영상 기술을 접목해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스포츠 콘텐츠를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하이라이트를 실시간으로 편집해 송출하거나 기존 중계방송에서 보기 어려웠던 360도 영상, 선수 시점의 경기장 광경 등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이라이트 영상 8초 만에 편집

4D 리플레이는 2012년 삼성SDS 출신 정홍수 대표가 설립했다. 스포츠 경기장에 일반 고화질 카메라를 50~150여대 설치해 영상을 찍고, 중계차나 경기장의 운영 콘솔(제어·통제장치)로 전송해 이를 편집해서 내보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전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5~8초에 불과해 실시간 중계방송 중에도 카메라 앵글이 360도 회전하면서 선수의 움직임을 확대하거나 천천히 보여줄 수 있다.

4D 리플레이 관계자는 "그래픽 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빨리 영상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며 "고가의 첨단 장비 대신 일반적인 카메라와 고성능 컴퓨터, 랜선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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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도 이와 비슷한 '트루뷰(TrueView)'라는 기술을 내놓고 있다. 우선 경기장 전체에 40여대의 소형 카메라를 두루 설치해 경기 전체를 화면에 담을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은 그 분량이 테라바이트(TB) 규모다. 2시간짜리 고화질 영화 수백편에 이르는 양이다. 이 데이터는 광케이블을 통해 현장의 고성능 서버로 전달되어 3D비디오로 전환된다. 방송국은 이를 이용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어 방송한다.

중계 화면에 실시간으로 그래픽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NFL(미국 프로풋볼) 중계에선 20여년 전인 1998년부터 '실시간 가상 그래픽' 기술이 쓰이고 있다. 실제 경기장에는 없지만, 중계 영상에는 나타나는 경기장 바닥의 노란색 선이 바로 그것이다. 경기 규칙이 까다로운 미식축구를 시청자가 좀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다. 미식축구의 기본 경기 원칙 중 하나가 '공격팀이 네 차례 공격으로 10야드 이상을 전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 시청자 입장에서는 10야드가 얼마나 남았는지 한눈에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당시 미국의 중계 기술 업체 스포트비전(Sportvision)사는 다음 공격권을 획득하기까지 가야 하는 거리를 중계 영상에 노란색 선으로 표시하는 기술을 개발, 이런 어려움을 없앴다. 현재 이 기술은 완전히 보편화되어 NFL 중계는 물론 일부 대학 풋볼 경기에도 쓰이고 있다.

AI도 스포츠 중계에 등장

첨단 기술 하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AI(인공지능) 기술도 스포츠 중계에 접목되고 있다. IBM은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는 '2019 US오픈 테니스대회'에 이 회사의 왓슨(Watson) AI 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경기 주요 장면을 AI가 빠르게 편집해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AI 하이라이트'가 대표적이다. AI가 테니스 라켓으로 공을 타격하는 순간의 소리를 인식, 이를 기준 삼아 선수 간에 공을 주고받는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정밀하게 편집한다.

기존에 사람이 할 때는 수십분씩 걸리던 편집 시간이 AI로는 2분 이하로 줄어들었다. IBM은 선수별 '3분 하이라이트' 영상도 제작해 제공한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 장면만 모아서 볼 수 있다.

IBM은 "왓슨 AI가 경기 중 발생하는 소음의 크기와 선수 및 관중의 흥분 정도를 인식해 영상에 반영한다"며 "단, 인기가 많은 선수가 경기할 때는 평균 이상의 소음이 나는 만큼 평균이 넘는 소음은 편향된 것으로 보고 영상 분량을 자동으로 조정해 균형을 맞추기도 한다"고 전했다.




양모듬 기자(modyss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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