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日대사 초치 “한일 협력 흔들어”
文, 모비스 친환경차 공장 기공식 참석
“경제, 스스로 지켜야”… 극일·자강 강조
소재·부품·장비 R&D에 3년간 5조 투자
백색국가 제외 첫날 미래차 현장 찾은 文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울산 북구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에 앞서 ‘코나 EV 배터리 시스템’에 대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 대통령,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울산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시행한 28일 정부는 일본의 적반하장 격 조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일본이 지난달 초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취한 이후 한국의 대화·협의 요청을 줄곧 외면했고,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손을 내밀었음에도 사실상 무시한 뒤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강행한 만큼 주권국가로서 단호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그간 정부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일본이 취한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할 것을 지속해서 요구했음에도 일본은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어제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려고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것은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며 “일본 정부가 한일 경제협력은 물론 역내 번영과 세계 자유무역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강행한 데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도 외교부청사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한일 간 협력 관계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중단 결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2차장은 “아베 신조 총리는 우리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점을 최근 두 번이나 언급하면서 우리를 적대국과 같이 취급하고 있다”며 “지소미아는 양국 간 신뢰 관계를 기초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것으로, 일본의 주장처럼 한일 양국 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은 없다”고 했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 안보 역량을 강화해 ‘극일’과 ‘자강’을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체제가 흔들리고 정치적 목적의 무역 보복이 일어나는 시기에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부터 2022년까지 5조원 이상 투자하기로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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