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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방학도 좋지만 개학은 더 좋아!…프랑스 새학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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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하고 질서있는 입학식과 개학 스케치

3세부터 무상의무교육·분반 수업 새로 도입

[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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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초등학생의 가방과 내용물 © 정경화 통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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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여름 무더위가 절정인 7월과 8월, 프랑스의 어린이들은 2개월간의 긴 여름방학을 가진다. 하지만 긴 듯했던 방학도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에 충분한 휴식을 줄 여행과 몇 가지 계획한 것들을 마무리하니 벌써 다 갔다.

이제 프랑스의 아이들은 곧 있을 신학기를 준비해야 한다. 오는 9월2일 프랑스 전국의 공립 학교에서 일제히 입학식이 열리고 신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치원 입학 첫날, 교실 앞 긴 의자 위쪽에는 보통 아이들 이름을 적어 놓아 아이들이 본인 자리를 찾아 앉도록 한다.

"XX야, 신발 벗고, 실내화로 갈아신어라."

끙끙거리며 신을 벗는 아이에게 당장 달려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신발을 갈아신는 걸 바라본다. 아이들은 보조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에게 "봉주르(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선생님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각각 안부를 묻는다.

첫 날이라 우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면 선생님은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눈을 맞추며 아이와 대화를 시도한다. 3년 과정의 프랑스 유치원은 이처럼 아이가 작은 것부터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도와주면서 점차 독립심을 키우게 해준다.

프랑스의 초등학생들은 직사각형 모양의 책가방을 메고 다닌다. 방학동안 미리 사 둔 알림장, 어린이 칠판, 볼펜, 연필, 색연필, 싸인펜 등이 가득 담겼다. 책가방을 등에 메고 먼저 학교 운동장에 모인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다가 학교 종소리가 울리면 선생님이 "쉿!"하면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 후 아이들은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조용히 줄지어 교실로 들어간다.

개학식이 있은 첫 주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나눠준다. 프랑스의 학교는 규율이 상당히 엄격한 편으로, 입학식에서도 이 질서감과 엄격함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매년 비슷한 것만 같은 신학기 모습이지만 2019/20년도 9월을 기점으로 몇 가지 변화가 생겨났다.

프랑스는 1882년도부터 실시된 만 6세부터의 무상 의무교육 대상을 오는 9월부터 만 3세로 낮춘다. 낙후지역(특히 프랑스의 해외 영토)에 있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모든 프랑스인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유치원이 단지 기초적인 보육을 제공하고, 초등교육을 준비하는 장소가 아니라 유아 교육의 장이라는 의미를 재인식했기에 이 같은 파격적인 변화가 가능했으리라 본다.

또 단계적으로 프랑스 유치원과 초등학교들은 분반 수업을 통해 학생수를 대폭 줄이게 됐다. 우선 순위로 지정된 교육취약지역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급당 인원수는 24명에서 12명으로 절반 줄어든다. 그 외 지역의 유치원 3학년과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급당 인원수는 33명에서 24명으로 낮아진다.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시행된 학생수 감축은 아이들의 프랑스어와 수학 과목 성적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도 각 학생들에게 차별화된 맞춤교육을 할 수 있다며 이 정책을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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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를 맞아 학교 준비물들을 쌓아놓은 카르푸 매장 © 정경화 통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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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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