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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연호의 과학 라운지](46)헬륨 마시면 높은 목소리…낮은 소리 내는 기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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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진동수 많으면 높은 소리 나…매질의 밀도 작을수록 진동수 커져

공기보다 밀도 작은 헬륨은 높은 소리 내…밀도 큰 아르곤은 낮은 소리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도널드 덕(DonAld Duck).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수다쟁이 오리로 특유의 높고 시끄러운 목소리가 트레이드 마크다. 여기에서 나온 말 중에 ‘도널드 덕 효과(DonAld Duck effect)’라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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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 가스를 마시면 도널드 덕같은 고음의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로 변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그렇다면 헬륨을 마시면 왜 목소리가 변할까. 목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목소리는 공기에 의한 성대의 떨림으로 생겨난다. 진동수가 많으면 높은 소리를 진동수가 적으면 낮은 소리를 낸다. 평균적인 성인의 목소리는 남자의 경우 1백30헤르츠(Hz), 여자의 경우 2백5Hz의 진동수를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진동수 즉 1초 동안 진동한 횟수를 결정하는 것은 진동을 전달하는 매질의 단위 부피당 질량인 밀도다. 매질의 밀도가 작을수록 진동수(주파수)가 커져 높은 음이 나온다.

헬륨은 공기보다 가벼운 다시 말하면 밀도가 작은 원소로 반응성이 거의 없는 비활성 기체다. 풍선에 헬륨을 넣는 이유다. 헬륨이 성대를 통과하게 되면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더 활발히 움직여 성대를 더 많이 떨게 한다. 진동수가 많아지면서 높은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음성의 속도는 밀도에 반비례해 빨라지므로 헬륨을 마신 직후 내는 목소리는 속도 역시 빠르다. 헬륨을 마시면 평상시 목소리 대비 2.7옥타브 정도 높은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이는 진동수(주파수)가 그 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풍선 한두 개 정도 마셨다고 해서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 헬륨 1분자는 원자 1개로 돼 있는 단원자 분자다. 다른 원소와 거의 화학 반응하지 않는 비활성 기체다.

반면 마셨을 때 헬륨과 반대로 낮은 목소리를 내는 기체도 있다. 이 기체는 헬륨과 반대로 밀도가 큰 기체일 것이다. 지구 대기 중에 질소, 산소 다음으로 많은(0.94%) 비활성 기체로 실생활에서는 조명장치, 의료용 레이저, 용접 등에 사용한다. 바로 원자 번호 18번의 아르곤(Ar)이다. 도움말=김미경 과학커뮤니케이터.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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