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기업 형사문제 제대로 대처하려면, 미국 시스템 살펴봐야"[화제의 법조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특수수사·국제공조 경력 이영상 율촌 변호사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도입한 우리나라 기업 효과 있는지 의문
"구체적인 수사협조 기준 만들고 법집행 환경변화에 대비해야"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업의 형사 문제를 우발적인 이슈로 접근해서는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장검사 출신인 이영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46·사법연수원 29기·사진)는 1일 "우리 기업의 준법 노력이 많이 향상된 상황에서 기업을 대리하는 변호사도 기업의 준법 시스템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이에 따라 준법 시스템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美 법률 추이 등 지켜봐야"

이 변호사는 2003년부터 일선 검찰청과 대검찰청 및 법무부에서 검사와 부장검사로 재직하면서 특수수사·국제형사·범죄정보 등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지난해 대구지검 형사3부장을 끝으로 율촌에 합류했다. 그는 주류 특수수사 업무와 국제공조 업무를 모두 담당한 특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검찰의 기업 수사가 많아져 기업들도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지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 변호사는 미국의 법률과 제도, 수사의 테마나 실무 등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의 행정기관들이 형사고발이나 수사의뢰에 더 적극적이고 내부고발을 단서로 한 수사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미국에서 이미 경험하고 논의된 현상"이라며 "현재 미국 화이트 컬러 법집행 분야에서 꾸준히 부각되는 주제는 위법행위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 신고와 그에 대한 감면, 위법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많은 기업이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나 실제로 얼마나 그 효과를 누리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자발적 신고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수사 협조에 관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정립돼야 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법집행 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세무조사와 공정거래 조사 등을 포함하는 법집행 분야의 변화를 미국이 주도해왔다고 보고 있다.

그는 "예컨대 미국이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죄를 처벌하는 국내법을 만든 다음, 같은 내용의 국제협약 제정을 주도하고 대부분 국가가 이 국제협약에 가입하는 식으로 국제화가 진행됐다"며 "미국에서 문제 된 사안이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고, 일본에서 문제 된 사안이 미국을 거쳐 한국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등 새로운 환경에 진입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檢 경험, 국내외 형사사건 집중

현재 이 변호사는 15년간 검찰에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율촌에서 국내외 형사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검찰 재직 당시 3년간 국제공조 수사 업무를 담당했다"며 "영어를 편하게 구사하기 덕분에 국내기업의 형사 문제나 외국기업의 국내 형사 문제에 대한 자문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국내외 많은 형사 사건을 맡아 성공적으로 처리, 의뢰인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이 변호사는 "성실성과 진정성이 첫 번째이고, 늘 새로 배우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특히 형사 사건은 과거의 경력이나 경험에만 안주하거나 노력 없이 두드러지고자 하면 자신을 과대포장하는 결과가 되고 고객에게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펌에서는 변호사들과 협업을 하는 사례가 많은데, 팀의 일원으로 고객을 위해 어떤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데서 공감과 신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밖에 이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 외에도 강의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7월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반부패아카데미(IACA)에서 외국 법집행기관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반부패 법집행 역사와 최신 동향에 대해 강의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어떤 모습의 변호사가 될지 아직은 전혀 가늠되지 않지만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려는 자세와 그런 역량을 유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