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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모든 시민단체 넉넉히 품고자 ‘열린 공간 품’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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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이달호 수원화성연구소장

수원 팔달문시장 소유 건물 2·3층

8개 시민단체 사무실·회의실 제공


한겨레

“모든 시민단체, 모든 사람을 품을 공간으로 태어났으면 합니다.”

이달호(65) 수원화성연구소장이 지역의 어려운 시민사회단체들에 사무실과 공동 회의실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열린 공간 ‘품’을 연다. ‘품’은 말 그대로 돈이 없어 사무실을 마련하지 못한는 시민단체에 공간을 내주거나, 시민사회단체들에 공동 회의실이나 토론회장 등의 공유 공간을 마련해주는 곳이다.

이 소장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에 의존하는 시민단체들은 재정적인 어려움이 커요. 그 중에서도 제일 힘들어하는 게 몫돈의 임대료가 드는 공간 마련입니다. 단체 상근자는 100여만원도 못 되는 월급을 받거나 아니면 알바를 하면서 봉사하는데 너무나 안타까웠어요”라고 말했다.

품은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팔달문시장 안에 있는 3층 건물을 사용한다. 애초 이 소장의 어머니가 양품점을 운영하던 곳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공시지가가 비싼 곳으로 꼽히는 수원 남문 보건약국 건너편에 있다. 주변 건물의 임대료는 월 500만~1500만원에 이른다. 이 소장은 이 가운데 2~3층 198㎡를 시민단체를 위해 내놓았다.

이 소장의 수원화성연구소를 비롯해 회원 400여명인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지부, 통일평화교육 교사만 20여명에 이르는 경기평화교육센터, 6·15경기본부, 6·15수원본부, 경기대학생진보연합, 수원4·16연대, 독립인터넷 언론 ‘뉴스큐(Q)’가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과 대구시·충북도에서는 엔피오(NPO)센터나 공익활동지원센터, 엔지오(NGO)센터 등의 이름으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지원하고 공동 회의실과 토론회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1300만명이 넘는 경기도는 이러한 공유시스템이 없는 상태여서 이 소장이 직접 시민단체 공간 제공 등 활동 지원에 나선 셈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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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출신으로 수원시 공무원으로 퇴직한 이 소장은 <화성 건설 연구>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정조 때 만들어진 ‘화성’의 손꼽히는 전문가 중 하나다. 수원시 학예연구사로 지역의 역사자료 발간을 직접 추진했고 수원 박물관 건립, 수원학 연구 등을 거쳐 수원시 박물관장을 지냈다. ‘임대수입이 적지 않을 텐데…”라고 묻자 이 소장은 “열린 공간 품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민활동가들에게 디딤돌이 되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보람이다”며 활짝 웃었다. 열린 공간 ‘품’의 개소식은 오는 6일 오후 2시 열린다. 이 전 박물관장이 공저자로 참여한 책 <북한바로알기 100문 100답> 출판 기념회도 함께 열린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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