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G 통신용 모뎀과 스마트폰 등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하나로 통합한 5G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980'을 4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스마트폰 업체에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연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데, 5G 통합 칩 개발을 발표했던 퀄컴(미국)·미디어텍(대만) 등과 이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 980은 칩 하나에 모뎀, 모바일 AP, 이미지 처리 장치, 고성능 신경망 처리 장치(NPU) 등을 탑재한 시스템 온 칩(SoC) 형태다. 삼성전자가 5G용으로 모바일 AP와 모뎀 등이 통합된 칩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5G 모뎀과 모바일 AP를 별도로 공급해 왔다. 엑시노스 980을 통해 여러 기능을 칩 하나에 구현함으로써 전력 효율을 높이고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도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엑시노스 980은 칩 하나로 2G부터 5G까지 폭넓은 이동통신 규격을 지원한다. 5G 통신 환경인 6㎓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 최대 2.55Gbps의 데이터 통신을, 4G 환경에서는 최대 1.0Gbps의 속도를 지원한다. 또 5G·4G 이중 연결 상태에서는 최대 3.55Gbps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이 제품은 고성능 NPU가 내장됐고 인공지능(AI) 연산 성능도 이전 제품 대비 2.7배 향상됐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연산 수천 개 이상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병렬 컴퓨팅 기술이 요구되는데, NPU는 여러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한편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게 가능해 AI 구현을 위한 주요 기술로 평가된다.
엑시노스 980에 탑재된 NPU는 △사용자 설정에 따라 데이터를 자동 분류하는 '콘텐츠 필터링'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혼합현실' △'지능형 카메라' 등과 같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환경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엑시노스 980은 1억800만화소 이미지까지 처리할 수 있는 이미지 처리 장치도 갖췄다.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 시스템 반도체 업체가 5G 통신 칩과 모바일 AP를 결합한 '5G 통합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양산 계획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5G 통합 칩을 가장 먼저 양산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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