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칩·모바일 AP 합친 ‘엑시노스 980’ / 전력효율 ↑·면적 ↓… 기기 설계 편의성 높여 / AI 연산 기능 기존 제품보다 2.7배 향상 / 고해상도 영상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용
삼성전자가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통신용 칩과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하나로 통합한 ‘엑시노스 980’(사진)을 4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제품 샘플을 스마트폰 제조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5G 통신칩과 AP를 결합한 ‘5G 통합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양산 단계에 돌입한 업체는 아직 없다. 현재 퀄컴의 최신 모바일 칩 ‘스냅드래곤 855 플러스’는 AP와 5G 모뎀이 별도의 칩으로 분리돼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5G 통합칩을 출시해 5G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모바일AP·이미지센서·파운드리 등)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1억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했고, 이번에 5G 통합칩을 내놓는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침체 국면과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등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쾌거라는 평가다.
엑시노스 980은 삼성전자의 첫 ‘5G 통합 SoC(System on Chip)’ 제품으로, 각각의 기능을 하는 두 개의 칩을 하나로 구현해 전력 효율을 높이고 면적을 줄여 모바일 기기의 설계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첨단 8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했으며, 하나의 칩으로 2G부터 5G까지 폭넓은 이동통신 규격을 지원한다. 5G와 4G를 동시에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최대 3.55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로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와이파이 최신 규격(Wi-Fi 6, IEEE 802.11ax)도 지원해 고해상도 영상 등 대용량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엑시노스 980은 고성능 NPU(신경망처리장치)가 내장돼 인공지능(AI) 연산 성능이 기존 제품보다 약 2.7배 향상됐다. 이에 따라 사용자의 설정에 맞춰 데이터를 자동 분류하는 ‘콘텐츠 필터링’, 가상과 현실을 연결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혼합현실(MR)’, ‘지능형 카메라’ 등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환경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수행하던 인공지능(AI) 연산 작업을 모바일 기기 자체적으로도 할 수 있는 ‘온 디바이스 AI’를 구현해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했다.
아울러 고성능 ISP(이미지 처리장치)를 갖춰 1억800만화소의 이미지까지 처리할 수 있다. 최대 5개의 이미지센서를 연결할 수 있으며, 3개의 센서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어 멀티 카메라 트렌드에도 최적화됐다. ISP에 NPU 성능이 더해져 사진을 촬영할 때 피사체의 형태, 주변 환경 등을 인지하고 최적의 값을 자동으로 설정해 최상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마케팅팀장(전무)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엑시노스 모뎀 5100’ 출시를 통해 5G 시대를 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첫 5G 통합 모바일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980’으로 5G 대중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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