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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EU, 阿 르완다에도 난민센터 건립 추진"…고육지책? 나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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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EU, 阿 국가와 잇단 난민협정…난민 단속 대가로 재정 지원"

"난민심사 지연, 유럽행 기회 줄어 또 다른 인권 문제 야기"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2015년 이후 '난민 쓰나미'(난민이 대거 몰려드는 것)를 겪고 있는 유럽이 난민 문제의 해법을 '먼 곳'에서 찾고 있다.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중간기착지인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국가들과 난민협정을 맺어 이들 국가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그 대가로 난민들의 유럽행을 차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유럽에 도착하는 난민 수는 크게 줄어들었으나 난민들의 유럽 정착이라는 '기회의 창'은 더 좁아지면서 인도적 차원의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유럽행을 기다리는 난민들이 열악한 수용시설에서 장기간 체류하게 되는 것은 물론 불법 밀입국 알선조직의 꾐에 빠져 노예나 매춘과 같은 인권유린의 희생물로 전락하게 될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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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연안서 구조된 지중해 난민들
[트리폴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연합(EU)은 지난 2016년 터키와 난민협정을 맺어 터키 정부가 EU 회원국인 그리스로 넘어오는 난민을 통제하는 대가로 60억 유로(7조8천억 원 상당)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터키 정부의 활동으로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 수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러자 EU는 유럽행 난민의 또 다른 '원천'인 아프리카에서도 같은 해법을 모색했다.

EU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자금을 지원해, 유럽으로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지중해에 뛰어드는 난민들의 '무모한 도전'을 차단, 이들을 북아프리카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또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부에 있는 니제르에 난민센터를 설치해 유럽행을 꿈꾸는 난민들을 지중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심사하도록 했다.

특히 EU 내에서 난민의 유입을 반대하는 포퓰리스트 정치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같은 난민 정책은 탄력을 받았다.

타임스는 최근 EU가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있는 르완다에도 난민센터 건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며 수 주 내에 르완다와 난민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U가 지중해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르완다에 난민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난민 문제 해법이 얼마나 어렵고, EU의 노력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르완다 난민센터는 도덕적으로 매우 위험한 난민 정책이 더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인권전문가들은 비판한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에는 약 50만명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이 무정부 상태와 같은 혼란 속에 무장세력이 통제하는 수용시설에서 유럽행을 기다리며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잠자리도 부족할 정도로 열악한 수용시설을 견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밀입국알선 조직에 속아 노예나 매춘부로 팔려나가는 등 심각한 인권유린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이처럼 EU의 원거리 난민 해법이 부작용을 낳고 있지만, EU는 이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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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도착하는 아프리카 난민들
[마드리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초 EU는 불법 밀입국 알선 조직이 없는 외딴 곳에 난민센터를 세움으로써 밀입국 조직을 무너뜨리고, 진짜 보호가 필요한 난민들에게 유럽행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한다는 취지로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EU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난민센터는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 수에 비해 너무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난민들을 질서 있게 받아들여 정착시키겠다는 EU 회원국의 약속 이행 실적도 극히 저조하다는 데 심각한 제도적 허점이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쥬디스 선덜랜드는 호주가 망명 신청자들을 호주와 멀리 떨어진 태평양 섬에 수용하는 정책을 펼쳤던 것을 언급하며 "EU의 '역외 망명심사 및 뒷문 유럽행 정책'은 난민들을 유럽 국가에서 멀리 떨어져 지내도록 하려는 것임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호주의 정책과 모호하게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유럽행 난민 단속은 매우 효과가 있어 리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는 난민 수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극히 소수만이 리비아 밖에서 재정착하고 있고, 수천 명은 유엔난민기구나 IOM(국제이주기구)과 같은 협력기구에 의해 니제르에 있는 난민센터로 넘겨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몇몇만 유럽행 자격이 부여된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EU 당국은 지속해서 회원국들에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회원국 대다수는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중해에서 난민을 구조한 선박이 자국 항구에 입항하려고 하면 100만 유로(약 13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들의 재정착을 돕자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8개 EU 회원국만이 이에 호응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EU 10개국을 포함해 모두 14개국이 리비아와 니제르에 있는 난민 6천600명을 수용하기로 약속했지만 지난 2년간 절반 정도만 이행됐다.

자료에 따르면 벨기에와 핀란드는 겨우 수십명의 난민만 받아들였고, 네덜란드는 불과 10명도 수용하지 않았으며 룩셈부르크는 약속과 달리 단 한 명의 난민도 수용하지 않았다.

EU와 르완다 간 난민협정에 따르면 르완다 난민센터는 리비아에서 500명의 난민을 넘겨받아 이들이 다른 나라에 정착하거나 출신 국가로 돌려보내질 때까지 보호하게 된다.

그러나 르완다 난민센터도 똑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HRW의 선덜랜드는 "니제르 난민센터 프로그램은 난민심사가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극소수만이 재정착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르완다 난민센터가 니제르 센터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은 많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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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입항에 기뻐하는 아프리카 난민들
[로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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