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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MS, 트럼프 '화웨이 규제' 비판…"미국적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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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호텔 사업은 하되 침대 사지 말라는 식 규제,
회사 기술 퍼지지 않으면 세계적 기업 못 돼"
화훼이, 美기업으로부터 연 14조원 규모 구매]

머니투데이

브래드 스미스 최고법률책임자(CFO).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브래드 스미스 최고법률책임자(CF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기업 화웨이 제재를 "비미국적(un-American)"이라고 비판했다. 제재에 타당한 근거가 없다는 얘기인데 미국업체로의 부메랑을 우려하는 것으로 읽힌다.

스미스 CFO는 8일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화웨이와 미국기업들과의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규제는 사실·논리·법률에 근거한 타당한 이유 없이 나와선 안 된다"고 꼬집고 미국정부의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미스 CFO는 규제 기관에 화웨이 제재의 이유를 물었지만 '우리가 아는 것을 알면 조치에 동의할 것'이라고만 답했다는 것이다.

MS 측이 "정부가 아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미국의 방식"이라고 다시 말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 위협이라면서 화웨이 계열사를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그는 덧붙였다.

스미스 CFO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사업 경험이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기술기업에 운영체제(OS)나 칩을 사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호텔 사업을 하되 침대는 들이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MS 측의 비판에는 고객사인 화웨이의 이탈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화웨이는 MS를 비롯해 구글, 퀄컴 등 미국기업으로부터 한 해에 120억달러(14조3000억원) 규모의 OS, 부품 등을 구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화웨이의 소비자부문 CEO(최고경영자)인 리처드 유(위청둥)는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지난달 공개한 자체 개발 스마트폰 OS '하모니'(훙멍·鴻蒙)를 쓸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협력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기술자립을 할 수 있지만 미국이 제재를 철회하면 미국제품을 쓰겠다는 말이다.

MS의 스미스 CFO는 미국의 추가 규제도 우려한다. 그는 10일 출간될 자신의 책 '도구와 무기'(Tools and Weapons: The Promise and the Peril of the Digital Age)에서 미 상무부가 "MS가 많은 투자를 한" AI·양자역학 기술의 수출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스미스 CFO는 "자신의 기술이 세계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면 세계적인 기술기업이 될 수 없다"면서 "세계적인 기술을 관리하는 유일한 길은 정부끼리 협력하는 것"이라고 정부의 규제 강공책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미국정부는 지난 5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 대상에 올려 미국기업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제재한 바 있다. 이후 제재 적용을 90일씩 두 차례 유예했지만, 제재 대상 화웨이 계열사는 오히려 늘려 총 114개 업체가 됐다. 두 번째 유예 기간은 11월18일까지이다.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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