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홍콩 인권민주 기도집회’를 개최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차터가든에서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까지 행진한 후 총영사관 직원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지난 6월 발의된 이 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후부터 시작된 행진에서 일부 시위대가 이탈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특히 행진이 시작된 몇 시간 후 경찰들이 남성 3명을 체포하면서 일부 시위대를 자극했다. 이들은 센트럴역 역사 입구를 부수고 벽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입구 한 곳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홍콩 전철 운영사인 MTR은 역을 폐쇄하면서 이들의 파괴 행위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9일에는 시위대와 진압 경찰 간에 벌어진 폭력 충돌에 항의하는 수천 명의 홍콩 중고등 학생들이 인간사슬을 형성,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요구 사항들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6월 9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송환법 추진에 반대해 시위가 시작된 이후 4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홍콩 전역의 170여 개 학생들은 이날도 수업을 거부했다.
(사진 = 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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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는 “홍콩 인권민주 법안을 미국 의회에 통과 시켜 달라고 주장하는 폭도들이 이성을 상실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자살식 공격을 일삼고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미국이 이 법안을 통과시켜도 베이징의 홍콩에 대한 중대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며 “이 법으로 홍콩 기본법을 누르려는 것은 어리석은 망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 홍콩 정부가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하면서 줄어드는 듯했던 시위대 숫자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과거 주말 집회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민간인권전선이 15일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시위대는 정부가 모든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를 포함해 5대 요구 사항을 제시했는데,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등이 남아 있다.
한편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 온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8일 체포됐다가 하루만에 다시 석방됐다. 9일 홍콩 싱다오르바오 등 현지 언론은 조슈아 웡이 이날 출국 허가를 받아 독일행 여객기를 탔다고 보도했다.
전날 대만에서 귀국하던 그는 보석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됐으나 재판부는 “서류에 문제가 있었고 조슈아 웡은 보석 조건을 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의 출국을 허가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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