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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문장으로 읽는 책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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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작은 마음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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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해, 어떤 가정법도 사용하지 않기로. 그때 무언가를 했더라면, 혹은 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말들로 우리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기로 해. 가정법은 감옥이야. 그걸로는 어디에도 닿을 수가 없어. 나는 현재를 살 거야. 과거의 형벌을, 잘못 내린 선택의 총합을 살지 않을 거야. 기억이라는 보석 속에 갇혀서 빛나는 과거의 잔여물을 되새김질만 하지도 않을 거야. 오직 한 번뿐인 현재를 살 거야. 지금을. 윤이형 『작은 마음 동호회』

우리는 과거나 미래 아닌 오직 현재를 살 뿐이다. 아니 현재를 살아야만 한다. 작가 역시 과거형이나 가정법 아닌 현재진행형의 삶을, 그런 삶의 태도를 권유한다. 11편의 단편을 모은 이번 소설집은 아우성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이자 사회적 풍경화다. 소설 맨 뒤 ‘작가의 말’에서 윤이형은 “말을 할 때마다 상처가 생기지만 그래도 말을 건넨다. 화해나 행복이나 위로를 위해서는 아니다. 우리가 서로의 어떤 부분에 무지했고 어떤 실수들을 했는지, 어떻게 해야 같은 오해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지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썼다. 그가 생각하는 문학의 쓰임새일 것이다.

양성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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