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일 갈등이 지속되면서 항공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불매운동으로 성수기임에도 8월 항공실적이 부진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항사가 13% 늘어났고 8개 국적사 기준으로는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여객 증가가 역대 가장 낮은 3%에 머문 영향이 컸다"면서 "국적사들의 성장이 멈춘 것은 2015년 7월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이며 국적 LCC의 점유율도 최초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경기 불안감으로 전반적인 해외여행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일본여행에 대한 보이콧 여파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국적 LCC들의 일본 노선은 공급에서 40% 가량을 차지하는데 8월 여객수가 24% 줄었다"면서 "탑승률은 2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동남아과 중국 노선 여객이 각각 19%, 13% 늘었으나 일본 수요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9월 추석연휴 이후가 더 고비라는 전망이다. 일본여행 불매운동 영향으로 항공사들은 일본 공급을 줄이고 있다. 감편 계획은 지방발이나 일본 2선 도시에 그치지 않고 주요 인기노선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 연구원은 "항공업종은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공급 축소만으로 단기 이익을 방어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LCC들은 일본을 대신해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동남아와 새로 운수권을 확보한 중국 노선을 키운다는 방침이나 일본 대비 수익성이 낮은 데다가 공급이 일시에 몰리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결국 현재로서는 성수기 효과마저 사라지는 9월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 실적의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실적 기대감은 더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이전에도 해외여행 수요 둔화에 따라 수급이 악화돼 왔다"면서 "비수기인 2분기 항공사들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3분기에도 여객 성수기 효과는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으며 4분기는 다시 비수기에 진입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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