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늦었지만 기뻐"… 75년 만에 훈장 받은 2차대전 참전용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해군장관, 처칠 인용해 "전쟁사에서 그렇게 많은 이가, 그토록 소수에, 그렇게나 큰 빚 진 적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큰 활약을 한 해군 참전용사가 전공을 세운 뒤 75년 만에 미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전달받았다.

13일 미 해군에 따르면 리처드 스펜서 해군장관은 최근 95세의 2차 대전 참전용사 버나드 바투지악에게 두 개의 최고 등급 전공 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세계일보

리처드 스펜서 미국 해군장관(오른쪽)이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올해 95세의 버나드 바투지악에게 75년 만에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시카고가 고향인 바투지악은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공격으로 미국이 2차 대전에 뛰어들기 7개월 전인 1941년 5월에 불과 17세의 나이로 해군에 입대했다. 미국이 태평양 전선에서 일본과 싸우는 동시에 유럽 전선에서 독일과도 교전을 펼치게 되자 바투지악은 유럽 전선으로 보내졌다.

그는 해군 항공대 소속 비행기 승무원으로 일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회계사가 되었고 사랑하는 여인과 65년간 결혼 생활도 했다.

스펜서 장관은 바투지악이 1943년 4월부터 1944년 8월까지 총 20차례의 전투 임무에 투입된 공로를 기려 그에게 두 종류의 훈장을 전달했다. 하나는 비행 분야에서의 뛰어난 업적을 기리는 금색 별이 달린 수훈십자훈장(Distinguished Flying Cross)이고 다른 하나는 공군훈장(Air Medal)이다.

펜타곤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스펜서 장관은 “너무 지연된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훈장을 전달할 수 있기 되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여식엔 바투지악의 두 딸과 그가 현재 살고 있는 일리노이주 지역구의 댄 리핀스키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스펜서 장관은 노병에게 훈장을 수여하며 2차 대전 기간 영국을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총리가 한 명언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전쟁 당시 영국의 공군력, 그리고 아직 공군이 독립하지 않은 미국 육군과 해군이 보유한 항공력이 독일의 압도적 육군에 맞서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의 역사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소수의 사람(공군 또는 항공부대)한테, 그렇게나 큰 빚을 진 적은 결코 없었습니다(Never was so much owed by so many, to so few).”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