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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마지막 한 잔, 이 술로 하고 싶다... 싱글몰트 위스키 아벨라워 아부나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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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깊고 다양한 풍미를 가진 싱글몰트 위스키 아벨라워 아부나흐. 면세점에서 품질 대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사진=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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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28] 죽기 직전 딱 한 잔의 술을 허락한다면, 나는 이 술을 먹겠다. 오늘의 술, 싱글 몰트 위스키 '아벨라워 아부나흐'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상당한 술을 맛보았다고 자부한다. 나는 그중에서 아벨라워 아부나흐를 제일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맛이 좋은데 가격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물론 내가 언젠가 아벨라워 아부나흐보다 맛있는 술을 만나게 될 가능성은 있다. 그때는 또 기쁜 마음으로 소개해 드리겠다.

먼저 니트로 마신다. 아벨라워 아부나흐는 붉은 기가 도는 금빛이다. 잔을 돌리면 레그가 아름다운 무늬를 그린다. 진득해 보인다. 잔에 코를 박는다. 바닐라, 오렌지, 캐러멜 냄새를 맡는다. 거기에 톡 쏘는 스파이시함이 섞여 있다. 너무 좋다.

아벨라워 아부나흐는 혀 위에서 오렌지, 잘 익은 체리, 말린 과일, 달콤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으로 변신한다. 삼기키 직전 매콤한 풍미가 드러난다. 매력적이다. 질감이 묵직하면서도 매끄럽다. 삼키면 따뜻한 기운이 연구개를 지나 온몸으로 퍼진다. 알코올 도수가 60도를 넘는데 목넘김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동시에 달고 스파이시한 풍미가 기화해 비강을 채운다. 진한 풍미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입안에는 초콜릿과 오크통 맛이 남는다.

60도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물을 섞어 마셔도 좋다. 전반적으로 은은할 뿐 아벨라워 아부나흐의 맛과 향은 여전하다. 편안하게 즐길 만하다.

온더록스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차가웠다가 혀를 통과하면서 드라마틱하게 달아오른다. 짜릿하다. 단맛과 스파이시함이 미각을 강타한다. 온도가 내려가면서 향이 움츠러들기 때문에 섬세한 맛은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괜찮다. 응축됐던 풍미가 피니시에서 폭발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물을 탄 것보다 온더록스가 더 좋았다. 음주 당일 컨디션이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마셔보자.

아벨라워 아부나흐를 제대로 즐기려면 주둥이가 좁은 몰트 위스키 잔보다는 넓은 브랜디 잔에 따라 마시는 것이 낫다. 뚱뚱한 잔이 깊은 향을 가둬주는 데다 술을 마실 때 잔에 코가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미각과 후각이 동시에 즐겁다. 같은 이유로 와인잔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벨라워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탄생한 싱글 몰트 브랜드다. 12년, 16년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벨라워 아부나흐는 19세기 전통 위스키 제조 기법인 '비냉각 여과 방식'을 재현해 만든 제품이다. 물을 전혀 섞지 않는 캐스크 스트렝스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도수가 높다.

재구매 의사 있다. 주류전문점에서 700㎖ 한 병에 20만원 조금 넘는다. 면세점에서 훨씬 저렴하게 만날 수 있다. 나는 제주 중문면세점에서 아벨라워 아부나흐를 90달러를 주고 샀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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