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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게임에도 부는 '뉴트로' 열풍…옛 감성 그대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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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WoW⋅넥슨 바람의 나라⋅엔씨 리니지...신기술로 다시 뜨는 복고바람

전통을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new-tro·새로운 복고)’ 열풍이 게임 업계에서도 거세다. 20여년전 유행했던 게임들이 현대적 재해석을 거쳐 새롭게 출시되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 사용자들의 반응도 좋다.

우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27일 출시한 PC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클래식’이 게임 업계의 뉴트로 열풍을 이끌고 있다. 와우 클래식은 첫 확장팩 이전의 2006년 ‘전장의 북소리’ 버전을 재구현한 버전이다. 일부 그래픽이 개선됐지만 인터페이스부터 전투, 특성, 캐릭터와 구역 디자인까지 2006년 그대로다.

와우 클래식 출시 전에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불편한 오리지널 버전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게임이 출시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첫날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와우 클래식 플레이 관련 동영상의 동시 시청자수 110만명을 돌파하면서 게임 출시일 기준 최고 동시 시청자수 신기록을 세웠다.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8월 마지막주 PC방에서의 와우 사용량이 전주 대비 109.7% 늘어나고 게임 접속 대기 시간도 3시간여 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이클 올슨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제프리 분석가는 "지금까지 (와우 클래식에 대한) 이용자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와우 클래식으로 얻는 매출이 증가하면서 액티비전 블리자드(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모회사)의 매출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클래식.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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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모바일 MMORPG ‘바람의나라: 연’과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은 출시 전부터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람의나라: 연’은 1996년 넥슨이 출시한 ‘바람의나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이다. 바람의나라는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해준 게임 중 하나로 1996년 4월 출시된 MMORPG다. 현재와 같은 인터넷이 아닌 ‘천리안’, ‘하이텔’과 같은 통신서비스에서 서비스됐으며 당시 패키지 게임보다는 그래픽이 좋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는 신선함을 내세워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바람의나라는 또 지난 20년간 누적 이용자수 2300만명을 기록했으며 2011년에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라는 타이틀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현재는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으로 여전히 서비스 중이지만 많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 전 바람의나라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전 버전의 바람의나라가 나온다면 다시 게임을 시작하겠다는 반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내 출시되는 ‘바람의나라: 연’은 비공개 테스트(CBT) 기간 바람의나라 초기 모습을 온전히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출시됐던 PC 온라인 MMORPG 리니지2를 재해석한 엔씨의 리니지2M도 게임 이용자들의 향수를 부르며 초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시작한 사전예약은 18시간 만에 200만건, 5일 만에 300만건을 경신했다. 14일만에 300만건을 기록했던 ‘리니지M’의 기록을 넘어서는 등 역대 게임들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어 흥행을 예감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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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이 사전예약 시작 5일 만에 사전예약 300만건을 넘어섰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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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유년시절 해당 게임을 즐겼던 세대가 성장해 이제는 구매력을 갖춘 30대로 성장했기 때문에 게임업계에 뉴트로 열풍이 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즐겼던 게임이라 필요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게임 이해도가 높아 새로운 게임에 적응하기보다 기존 게임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규 IP 발굴보다는 기존 IP에만 의존하다보면 결국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실패하며 게임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은 게임사들 입장에서 단기적 수익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업계 전반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며 "기존 IP를 보유한 대형 게임사들 외 중소 개발사들은 설자리가 없어질 수 있으며 대형 게임사들도 활용할 IP가 없어진다면 장기적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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