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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마켓인]産銀, KDB생명 매각…中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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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이후 매각 공고…매각주관사 통해 中자본 리스트업

1조3000억 쏟아 부어…원매자와 가격 차 좁히기 최대 걸림돌

이데일리

KDB생명 매각일지 [그래픽=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나선 가운데 중국계 자본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내부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공식적인 매각 공고를 낼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과연 국내에서 원매자를 찾지 못하면 제3의 원매자나 나타날지 여부다. 네 번째 매각에 나선만큼 이번 매각에 실패한다면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가 장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산은은 국내에서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해외로 눈을 돌려 중국계 자본과 물밑접촉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각주관사를 크레디트스위스(CS)로 정한 이유도 해외에서 원매자를 찾아오라는 의미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해석이다.

◇中자본 리스트업…물밑접촉 나설 듯

14일 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주관사인 CS는 중국계 자본에 대한 리스트업을 진행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CS는 그간 산은과 수차례 손발을 맞춰오면서 주관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며 “지난 2016년 KDB생명 매각 추진과정에서도 매각주관사를 맡은 바 있고 3년 전에도 중국계 자본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KDB생명 원매자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산은은 CS에 대해 그때 당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번 매각작업에서도 중국계 자본을 원매자로 끌어들일 소통창구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와 IB업계는 비은행권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 정도가 KDB생명 인수전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흥행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과거 인수에 흥미를 보인 중국계 자본에 대한 ‘러브콜’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서도 국내 인수후보군을 꾸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자 산은이 해외, 특히 중국 쪽 자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며 “CS가 중국계 자본 리스트를 추려 인수 제안할 가능성이 큰데다 산은도 국책은행으로서의 위상을 내세워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 등 중국 금융당국과 사전 교감을 진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매각주관사가 진행하는 상황이고 산은이 직접 나서서 (중국 금융당국 등과) 사전 교감을 하고 있지 않다”며 업계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높은 가격 차 극복이 관건

KDB생명 매각 성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매각의 최대 걸림돌은 높은 매각가다. 산은이 KDB생명의 인수와 증자에 그동안 약 1조3000억원가량을 투입한 만큼 인수후보자와 매각가격을 조정하기란 쉽지 않다. 장부가는 1조원이 넘지만 업계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를 적용하면 적정 인수가는 5000억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점유율과 영업력, 생명보험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업계에서는 매각가는 2000억원 안팎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RBC비율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계속 필요한 부분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KDB생명 새 주인이 안고 갈 자본 부담 등을 고려하면 산은이 예상하는 매각가를 충족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은으로서 원매자를 직접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DB생명도 이번 매각 성공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회사 매각 성공 시 현직 사장과 부사장에게 성과 보수 최대 45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 매각에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경영진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강화한 셈이다. 이는 KDB생명을 반드시 매각하겠다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연내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그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난해 이 회사가 순이익 64억원을 달성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등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지금이 매각의 적기라고 보고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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