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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추석에 도련님 대신 OO씨?"...호칭 변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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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추석 명절을 맞아 성별에 따라 비대칭적인 가족 호칭 문제가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가 앞장서 문제 개선에 나선 가운데 여성들은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냈다.

여성가족부는 15일 '가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추석 명절, 함께 만들어요!'라는 메시지 아래 가족 실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뉴스핌

[표=여성가족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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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여가부는 기존 가족 호칭으로 인해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호칭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배우자 부모의 경우 ‘아버님 또는 아버지’와 ‘어머님 또는 어머니’로, 자녀의 조부모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 구별없는 호칭을 제안했다.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의 경우 ‘도련님’, ‘아가씨’ 등 논란이 됐던 기존 호칭 대신 ‘이름(+씨)’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것도 눈에 띈다.

여가부는 지난 1월부터 설문조사와 사례 공모, 토론회 등을 거쳐 국민 여론을 수렴해 이 같이 가족 호칭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방송과 인터넷, SNS를 중심으로 온라인 캠페인을 벌이며 홍보에 나섰다.

정부의 이 같은 제안에 맘카페 등 여성 관련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가 관측됐다. 그동안 가족 간 호칭이 성평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왔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여성들은 “호칭이 너무 어색해서 그동안 아예 대화를 꺼렸는데 잘 된 것 같다”, “내 서방은 남편인데 남편 동생을 서방님이라고 안 불러도 돼서 너무 좋다”, “호칭부터 남존여비 사상을 개선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번 명절에 여가부 제안 호칭을 사용한다고 했다가 남편과 부부싸움 했다”, “과연 입 밖으로 OO씨가 나올까?”, “이름을 직접 부르는 OO씨 말고 새로운 호칭을 만들어주는 것이 덜 부담스럽다” 등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았다.

결혼 4년차 여성 김모(35)씨는 “정부에서 새로운 호칭을 제안하고 홍보한다고 해서 금방 개선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계기로 남편, 가족들과 이야기는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편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가족 간 호칭 개선은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 더 좋은 가족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여가부에서 시대 흐름과 발맞춰 적절한 캠페인을 진행한 만큼 이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들이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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