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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불황의 경제학]불어난 '자영업자 대출' 경제위기 시한폭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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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대출 700조원 돌파 '사상 최대'

자영업 대출 연체율, 가계대출보다 높아

뉴스1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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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자영업자 대출이 사상 최대로 증가한 가운데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노벨경제학자 폴크루그먼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버블'을 지적했듯이 자영업자 대출이 새로운 '버블'이 돼 경제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산업 대출금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16조2000억원(9.6%) 증가한 70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자영업자가 대거 몰린 서비스산업 대출금이 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별로 보면 부동산업이 242조3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도소매·숙박음식업도 213조6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 증가는 사업장 운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한 이른바 '생겨형 대출'이 주를 이뤘다.

서비스산업 대출금 중 운전자금 대출은 392조1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55.8%를 차지했다. 시설자금 대출금은 311조원으로 44.2% 비중을 나타냈다. 운전자금 대출 비중은 올 1분기 55.5%에서 0.3%포인트(p) 늘었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연체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 0.39% 대비 0.01%p 상승했다. 이는 가계대출 연체율(0.32%)과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2%)보다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최근 업황 부진이 두드러진 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도소매·숙박음식업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18년 각각 294.4%, 255.3%로 2017년보다 55.0%p, 33.2%p 상승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이분들 대부분이 업황이 안좋다보니 먹고살기 위해 대출을 받는 생계형 대출이 많다"며 "대출이 늘어날수록 상환부담이 커지고 연체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자영업 대출은 (경제위기의) 또다른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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