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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통통 지역경제] 특정산업 편중구조 '충북형 경영'으로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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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내수기업 수출 기업화 지원…9개월 새 117개 수출기업 발굴

반도체산업 제외 수출 실적 9.5%↑…2022년까지 수출기업 4천개로 확대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전성기가 곧 위기라는 생각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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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늘려라"
[연합뉴스TV 제공]



'울산-조선', '대구-섬유'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주력산업은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주력산업이 승승장구하면 지역경제도 덩달아 뜨나, 그 반대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울산과 대구가 최근 조선업, 섬유산업 불황으로 경제 침체기를 맞은 것도 그런 사례다.

많은 지자체가 특정 산업의 비중이 높은 불안정한 산업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충북도가 최근 추진 중인 경제 정책 브랜드 '충북형 경영'도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불안정한 산업구조는 충북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기준 충북의 산업별 부가가치를 보면 반도체 등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제조업이 전체 산업의 20%, 제조업 중에서는 43.3%를 차지한다.

수출도 SK하이닉스나 LG화학 등 대기업이 전체의 64%를 차지했고, 품목은 반도체가 42.4%로 가장 많았다.

우려는 올해 초 현실로 나타났다.

승승장구하던 반도체 산업이 주춤했다.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단가도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이 하락세를 보이자 충북 전체 수출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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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충북도 국제통상포럼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도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지역 차원의 선제 대응책을 모색했다.

고심 끝에 개발한 정책이 충북형 경영으로, 핵심은 '내수 기업의 수출 기업화'다.

기술력과 경쟁력을 직접 갖춘 지역 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와 특정 산업에 치우쳐 있는 수출 구조를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충북도는 ▲ 글로벌 강소 수출기업 육성 ▲ 기술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 수출 성장 사다리 생태계 조성 ▲ 기업 글로벌화 인식개선 및 확산 ▲ 네트워킹 강화 등 5개 추진전략을 수립해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우선 수출 유망 내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과 개발자금 지원, 수출 사절단 파견 등의 사업을 확대했다.

일선 시·군에서 '찾아가는 권역별 수출지원정책 설명회'를 여는 한편 글로벌 기업화 촉진을 위한 전문가 특강, 벤처·창업기업 수출 성공 아카데미 등도 연중 개최하고 있다.

수출 성공 아카데미에서는 무역실무, 해외 마케팅 기법, 대금 결제 방법 등의 실무교육은 물론 자유무역협정(FTA) 이슈 특강,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 교육 등이 이뤄진다.

창업 후 7년이 안 된 중소기업에는 최대 2년 동안 5억원 이내의 창업성장기술개발자금이 지원된다. 기업당 1∼2명의 연구인력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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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상담회에서 지역 홍보 중인 이시종(왼쪽) 충북지사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에는 중소·중견기업 15개사가 참가하는 수출 유망지역 구매 사절단을 파견하고, 수출기업협의회를 구성해 수출 동향 세미나와 해외 전시회 등을 열었다.

중소기업 경영 개선, 국제 지식재산권 분쟁 예방 등을 위한 컨설팅 지원, 중소기업 90개사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수출 대행 원스톱 서비스 지원책도 시행 중이다.

충북형 경영을 도입한 지 채 1년도 안 됐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수출 기업이 이전 대비 117개 늘었다.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수출 실적 역시 9.5% 성장했다.

충북 수출이 차지하는 전국 비중은 작년 말 3.8%에서 7월 말 현재 4%로 0.2% 포인트 증가했다.

충북도는 지속적인 신규사업 발굴로 작년 12월 기준 1천891개인 도내 수출 제조기업을 2022년 4천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맹경재 충북도 경제통상국장은 "최고 성과를 내는 지금이 위기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현재 충북은 수출·고용·지역내총생산(GRDP) 등에서 전국 대비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반도체 등 일부 품목 중심의 수출구조 때문에 언제 위기 상황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도 해외로 눈을 돌리지 못하는 기업에 기회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충북형 경영을 통한 수출기업 증대 및 수출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신규사업을 발굴·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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