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노동은 일상…고공농성 다룬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초 타결된 파인텍 굴뚝농성 모티브

이연주 극작·이양구 연출·정소은 기획

27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연우소극장

이데일리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에 출연하는 배우 황순미(왼쪽부터), 조형래, 이지현, 정혜지, 김상보(사진=극단 전화벨이 울린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고공농성을 통해 ‘노동’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연극이 대학로 소극장에 오른다.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는 오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우소극장에서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를 공연한다.

연극 ‘이반검열’ ‘전화벨이 울린다’ 등을 연출했고 사회 내에서 배제당한 이들의 이야기에 꾸준히 주목해온 이연주 작가가 대본을 썼다. 연출은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연극 ‘노란봉투’의 이양구 작가가 맡는다.

‘이게 마지막이야’는 지난 1월 어렵게 노사간 교섭이 타결된 파인텍 굴뚝농성이 모티브가 됐다. 지난해 3월 우연히 파인텍 굴뚝농성에 관심을 갖게 된 기획자 정소은은 이양구 연출, 이연주 작가와 농성장에서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양구 연출이 굴뚝농성이 일단락되는 날이 오면 농성 그 이후를 기억하는 연극 한 편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파인텍 굴뚝농성은 농성 400일을 넘어서던 무렵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사측에 맞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했었다. 이에 사회·종교·예술계 인사들이 동조 단식으로 합류했고 시민들의 연대 방문이 빈번해졌다. 굴뚝농성이 426일째 되던 지난 1월 11일 총 6차에 걸친 교섭 끝에 노사간 교섭이 타결됐다. 이에 세 사람은 3월부터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를 준비해왔다.

창작진은 노동이 어떻게 하면 우리 개개인의 일상과 연결지을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했다. 굴뚝농성 현장 그 자체를 논픽션으로 담아내는 방식을 취하는 대신 고공농성을 모티브로 하되 투쟁 당사자보다 그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했다.

이연주 작가는 사회 안에서 숱하게 무시되어 온 ‘약속’에 주목했다. 이 사회는 크고 작은 ‘약속’들의 안전망으로 이뤄져 있는데 누군가가 지키지 않은 약속은 가장 취약한 안전망부터 위협하기 시작한다. 결국 도미노처럼 개개인의 일상을 하나씩 파괴하기 시작해 모두의 생태계를 잠식한다는 것이다.

공연 관계자는 “이 연극은 특정 노동투쟁 현장을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딘가에서 시작된 약속의 파기, 그로 인해 연쇄적으로 옥죄여오는 개개인의 자리, 결국 어디론가 뛰어내릴 수 밖에 없는 고공같은 일상은 결국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배우 이지현, 김상보, 황순미, 조형래, 정혜지 등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 전석 2만원. 텀블벅을 통한 펀딩을 진행 중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