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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국제 유가 급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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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생산시설 2곳이 14일(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산유량의 5%이자 사우디 생산량의 58%인 하루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재 사우디는 1억8800만배럴의 원유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세계 시장에 대한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이날 피습된 아브카이크 탈황·정제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 가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즉각 자신들이 드론 10대를 이용해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드론 공격은 아람코가 11월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은 역내 사우디의 라이벌이자 그동안 예멘 후티 반군을 지원해온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예멘으로부터 공격이 이뤄졌다는 증거가 없다"며 "우리는 모든 국가들에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 통화하면서 "사우디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당장 사우디가 이란이나 예멘 반군에 대해 반격을 가하도록 미국이 지원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추가 공격 시 미국은 사우디의 군사적 대응을 지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또 사우디의 석유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국의 전략비축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이달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회동하는 등 대화 무드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강경파였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대화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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