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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기업 톺아보기] 동남아 호텔부터 IT기업까지···거침없는 야놀자의 '인수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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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예약·레저·액티비티 플랫폼 등

최근 1년 6개월간 10곳 사들여

글로벌 온라인여행사 도약 전략

자동화 솔루션으로 인건비 절감

매출액도 해마다 2배씩 급성장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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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애플리케이션 야놀자가 동남아 호텔 체인부터 국내 플랫폼 업체 등 최근 1년 6개월 간 약 10곳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 최초의 호텔예약 플랫폼 ‘호텔나우’ 인수를 시작으로 레저·액티비티 예약 플랫폼과 호텔 체인, 정보통신(IT) 기업 등을 인수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유치한 만큼, 당분간 몸집 불리기를 통해 숙박과 음식, 교통 등 여행 콘텐츠와 관련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렇듯 적극적인 행보에 힘입어 지난 2016년 682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17년 1,005억원, 지난해 1,885억원으로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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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부터 레스토랑, 동남아호텔까지 영토 확장=야놀자는 다양한 숙박예약 플랫폼 업체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특급호텔에서부터 펜션까지 모든 형태의 숙박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인수한 곳은 국내 최초의 호텔예약 플랫폼인 ‘호텔나우’로, 지난 2016년 이곳을 인수하며 기존 모텔과 펜션 등 중소형 숙박분야에서 5성급 호텔로 보폭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부산·경남 지역 최대 호텔 브랜드 더블유디자인호텔(WNH)을 인수했으며, 올해에는 국내 최대 실시간 펜션 예약 서비스업체인 ‘우리펜션’과 특급호텔 등의 예약 플랫폼 ‘데일리호텔’ 운영사인 ‘데일리’까지 품 안에 넣으면서 다양한 숙박 시설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데일리호텔은 국내외 약 40만 개의 주요 특급호텔 체인과 풀빌라 등 고급 숙소는 물론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예약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야놀자의 고급 숙소·레스토랑 예약서비스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야놀자의 인수 본능은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7월 동남아의 이코노미 호텔 체인이자 온라인 예약 플랫폼인 ‘젠룸스(Zenrooms)’에 인수 조건을 달고 1,500만달러(약 179억원)를 투자했다. 젠룸스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5개국에서 1,0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야놀자의 투자 이후 젠룸스의 매출액은 400% 이상 증가하는 등 급속한 상승세를 보인 만큼 야놀자는 조만간 젠룸스의 인수를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야놀자는 지난해 3월에는 일본 최대 OTA인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와 독점 제휴를, 대만의 공유숙박 플랫폼 아시아요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자동화 솔루션으로 인건비 절감=야놀자는 최근 인도의 글로벌 채널 관리 시스템(CMS) 및 객실관리 시스템(PMS) 기업인 이지 테크노시스(eZee Technosys)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설립된 IT 기업으로, 중동과 동남아, 북미 등 약 1만3,300여개 고객사에 호텔·예약 관리에서부터 온라인 룸 배정, 레스트랑 관리, 호텔 리뷰 관리 소프트웨어, 고객 피드백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PMS 분야에서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약 3만5,000여개 고객사를 가진 오라클 호스피탈리티(Oracle Hospitality)다. 야놀자는 이미 국내에서만 8,000여개 고객사에 PMS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로 총 2만1,300개 고객사를 확보하며 1위와의 격차를 한층 좁히게 됐다. 야놀자는 이미 지난 2월에도 국내 PMS 기업인 가람정보시스템과 씨리얼을 인수한 바 있다. 이들은 JW메리어트 호텔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 반얀트리 스파&리조트 등 국내 특급 호텔·리조트는 물론 일반 호텔과 기숙사, 연수원 등 다양한 숙박시설에 PMS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야놀자가 이처럼 IT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며 고객사를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야놀자 관계자는 “숙박업 경영자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호텔을 운영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객실관리 자동화 솔루션을 제안할 것”이라며 “숙박업계의 원가절감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존 숙박업계의 고질적인 인력 관리 이슈나 보안 시스템 미비 등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놀자는 자사의 솔루션을 이용할 경우 야간에도 프런트에 인력이 상주할 필요가 없는 만큼 연간 1,00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야놀자는 젠룸스에도 이 같은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 동남아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여행지서 즐길 액티비티·차량도 품 속으로!=야놀자는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액티비티까지 제공하며 여가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레저·액티비티 플랫폼 ‘가자고’를 운영하는 레저큐를 인수하며 레저·액티비티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야놀자는 현재 놀이공원 등의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이용권 외에도 레일바이크, 사격, 카약, 카누 등의 액티비티, 사진전, 축제 티켓 등 다양한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레저큐는 모바일 티켓관리에서부터 발권 포스 및 키오스크 등의 IT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을 운영하는 프렌트립에도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와 업무제휴를 진행하며 약 3,000개의 상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카쉐어링 업체 쏘카·딜카와의 업무협약도 체결하며 고객들이 여행지에서 필요한 차량도 야놀자를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야놀자는 당분간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부터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아주IB, SBI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운용사로부터 수백 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올 들어 GIC와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로부터 1억8,000만달러(약 2,150억원)를 유치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금력에 힘입어 야놀자는 영업비용으로만 지난 2017년 661억원, 지난해 1,380억원을 지출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김종윤 온라인부문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호텔 운영 자동화 등 디지털화를 위한 첨단기술의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숙박 외에도 레저시설과 액티비티, 레스토랑 예약 등 고객에게 필요한 토털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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