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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한발씩 물러난 美中, 협상 ‘불씨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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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일부 추가관세 연기
中도 미국산 농산물 구매 ‘선심’
‘모종의 결실’ 섣부른 낙관 지적도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미중 양국이 무역협상 재개를 위한 유화적 환경조성에 나섰다.

10월 재개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를 위한 불씨를 살리기 위해 양측이 시급하게 요구해온 조치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일부에 대한 추가관세 일정을 연기한 점과 중국이 미국산 농산품 구매에 적극 나선 게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선의의 표시로 관세 인상을 10월15일로 옮기기로 중국 정부와 합의했다"면서 양국 무역협상 재개를 위한 발걸음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연기 결정 배경 관련 "류허 중국 부총리의 요청이 있었다"며 "건국 70주년 국경절 기념식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서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화적 제스처를 전후로 중국도 미국에 선심을 쓰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 사료용 유청, 농약, 윤활유 등 16가지 품목을 지난해 7월 부과한 25%의 대미 추가관세(1차)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면제는 오는 17일부터 내년 9월16일까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연기 발표 이후 중국이 미국산 추가 관세 부과 대상 품목 가운데 대두(콩)와 돼지고기를 제외하기로 했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콩, 돼지고기 같은 일부 농산물을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품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콩과 돼지고기에 대한 면제 조치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의 핵심 요구 사안이다.

이처럼 양국이 한발씩 양보를 하면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다음 달 초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벌일 무역 협상에도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의 추가 관세 연기는 일부 품목에 대한 2주간의 시간에 불과하다. 아울러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가운데 일부는 중국내 공급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도 반영돼 있다. 따라서 최근 양국간 유화적 제스처가 10월 협상재개에서 모종의 결실을 맺을 것이란 낙관론은 섣부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니혼게지아신문은 "관세 인상을 보류한 게 아니라 2주 연기한 것에 그친다"면서 "(미중간 무역) 협의가 잘 안될 경우 미국이 다시 (중국에 대한) 제재를 확대해 무역갈등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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