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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G2분쟁·日보복·디플레 공포…한은, 연휴에도 비상대책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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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한국은행이 위기감을 가지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한은은 주말에도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고 내부적으로는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을 새롭게 보완하는 등 '위기 모드'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한은 본관 대회의실에서 이주열 총재(사진) 주재로 금융·경제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휴일임에도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 임원과 주요 부서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총재는 "그간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켰던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홍콩 시위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제 악재를 고려해 컨틴전시 플랜도 수정·보완 중이다. 이주열 총재가 지난달 직접 '최악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작성을 지시하면서다. 이 총재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일본 수출 규제 등 여러 악재가 어떤 형태의 위협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와 그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은도 빠르게 하강하고 있는 경제 상황에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은 기류 변화는 이주열 총재의 달라진 발언 수위에서도 드러난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주열 총재는 경제주체 심리 위축을 우려해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금통위에서는 "R의 공포가 부쩍 늘었다"고 글로벌 경기 상황을 평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총재는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서 필요하면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 여력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금통위는 10월과 11월에 두 번 더 열린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한은 총재의 태도 변화를 고려해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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