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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테러’… “산유량 절반 생산 차질”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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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 예멘 반군 “2곳 타격” 밝혀 / 원유 수급 불안… 유가 급등 우려 / “수입 비중 높은 한국 등 亞 큰 타격”

세계일보

불타는 사우디 정유시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아브카이크 탈황시설이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의 주요 석유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하루 570만배럴, 전 세계 산유량 5%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며 국제유가 상승도 우려된다. 부크야크=로이터·연합뉴스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아 14일(현지시간) 가동 중단됐다.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불안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예멘 반군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사우디의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의 석유시설 2곳을 무인기(드론) 10대로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이날 오전 4시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 탈황·정제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에 가해졌으며, 큰 화재로 이어졌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사우디 국영 SPA통신을 통해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평균 약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지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5% 정도다. 그는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과 천연가스 생산량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


외신들은 국제유가에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전문가인 IHS의 로저 디완 부사장을 인용해 세계 최대 규모인 아브카이크 화재는 국제 원유수급 체제에 “심장마비가 일어난 셈”이라고 전했다. 석유산업 컨설팅업체 리포 오일 어소시어츠는 시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특히 한국 등 아시아 국가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대만 등이 하루에 사우디 원유를 400만 배럴 소진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을 틀어막는 제재를 가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협의 하에 가까스로 제재 면제 범위 내에서 이란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사우디는 우리나라 원유 수입 대상국 1위 국가다. 이란에 이어 사우디에서의 원유 수입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 배후로 예멘 반군을 지원해온 이란을 지목하면서 “이란이 세계의 에너지 공급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개적이고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모든 국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성명을 내고 “세계원유시장은 현재로선 재고가 충분하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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