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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불황의 그늘’ 전자업계는 인력 구조조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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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근속자 늘어나는 대기업들
인력 적체 줄이려 계열사간 이동
일부 기업 고참급 희망퇴직 단행
공채 줄이고 수시 채용도 늘어나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삼성·LG 등 대기업이 적소에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적체된 인력을 해소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하는가 하면 계열사 간 인사 이동을 통해 새로운 업무 기회를 제공하는 등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동 관계법이 강화되고, 국내 경기가 악화되면서 삼성·LG 등 대기업에선 장기 근속자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기존의 임원 자리는 한정된 데 반해 임원 승진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인력 적체가 주요 대기업들의 골치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내 자연 퇴직률이 줄어들면서 부서에 신입사원보다 부장급 직원이 많은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이들이 직무 경험을 살릴 수 있게끔 인력을 배치하는 인력 운용도 그만큼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시적으로 사내 잡포스팅(일자리 공시)을 통해 일부 고참급 직원들에게 계열사 간 인사 이동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지난달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전자 임직원을 모집하기 위해 내부 공고를 냈다. 삼성전자 고참급 중 일부는 이 같은 인사 이동 기회를 활용한다는 전언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계열사 팀장 자리로 이동하는 사례가 있다"며 "기존 근로계약이 종료되고 새 회사와 근로계약이 맺어지기 때문에 삼성전자에선 고참 인력의 적체를 줄이고 당사자는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고참급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직원이 대상자이지만, 고참급 직원을 위주로 희망퇴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시적으로 인력구조조정을 해왔다"면서 "주로 고참 부장급이 (희망퇴직) 대상이었고, 이는 내년도 신입사원을 안정적으로 채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산 액정표시장치(LCD) 물량 공세로 인한 적자난 지속과 사내 인력 적체 등 다양한 문제로 희망 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다.

채용 단계에서부터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수시 채용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SK그룹은 내년부터 공개 채용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수시 채용 비중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부서마다 필요한 인력을 즉각 뽑아 활용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실제 신참급 직원을 대상으로 수시 채용에 활용할 예비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필요한 인력만을 수급하는 채용 방식이 대세화될 경우 공개 채용에 비해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각 부서마다 인원을 정확히 계량해 채용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면서도 "필요한 인력만을 수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채에 비해 채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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