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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달말 北·美 실무협상 ‘잰걸음’… 美 ‘제재는 계속’ 밝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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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대화 재개 움직임 곳곳 포착 / 北·美 모두 ‘협상 시한은 연내’로 거론 / 올 연말이 北 비핵화 협상 중대 고비 될 듯 / 北 “결렬되면 2020년 새로운 길 모색” / 北 ‘새 셈법’·美 ‘완전 비핵화’ 격돌 예상 / 美 재무부, 北 3대 해킹그룹 제재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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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말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15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이 9월 하순 미국과 협상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양국의 대화 재개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미 모두 협상 시한을 ‘연내’라고 거론하고 있어 2020년 미국 대선을 1년가량 앞둔 올해 말이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미국이 ‘라자루스 그룹’ 등 북한 3대 해킹그룹에 대한 제재를 단행해 ‘비핵화 전 제재는 변함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北 “협상팀 책임 막중…결렬되면 2020년 새 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올해 어느 시점에 김정은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어느 시점엔가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 역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직접 9월 하순쯤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한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시간표를 제시하고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실무협상이 결렬되고 대화가 중단된다면 연말까지 수뇌(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미국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2020년에 조선(북한)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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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5일 이와 관련해 “결국 실무협상의 진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월 하노이 회담과 달리 이번엔 북·미 모두 정상회담 전 실무협상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조미(북·미) 실무협상은 수뇌회담에서 수표(서명)하게 될 합의문에 담아내는 내용을 논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그만큼 협상팀이 지닌 책임은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 전에는 북한이 정상 간 ‘톱다운’에 더 무게를 실었지만, ‘빈손 회담’을 경험한 뒤여서 ‘학습효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에는 실무협상 단계에서부터 북한이 요구하는 ‘미국의 새로운 셈법’과 미국이 주장해온 ‘완전한 비핵화’ 사이 줄다리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 11일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해임되면서 ‘일괄타결’ 해법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지만, ‘영변+α’를 주장하는 미국 입장은 변함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미 현안과 함께 북·미 대화 재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1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본부장이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북핵 문제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뤄자오후이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한반도 정세가 전체적으로 완화 추세라고 평가했다. 뤄 부부장은 이 본부장에게 지난 2일 왕이 외교부장 방북과 관련해 북·미 실무회담 재개에 대한 북한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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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제재는 계속’…美, 北 해킹그룹 제재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3일(현지시간) ‘라자루스 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로 불려온 북한의 3개 해킹그룹이 정보기관인 정찰총국의 통제하에 조직적인 해킹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북한에 비핵화 전 제재는 변함없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동시에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OFAC에 따르면 라자루스 그룹은 각국 주요 인프라 시설과 정부, 군, 금융, 제조업, 출판, 언론,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을 대상으로 해킹하고 있다. 150여개국에 걸쳐 약 30만대의 컴퓨터에 피해를 준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건에 관여했고 2014년 미국 기업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에도 책임이 있다. 블루노로프는 외국 금융기관 공격을 통해 외화를 절취하고 이 자금이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 안다리엘은 2016년 한국 국방부 장관의 개인 컴퓨터와 국방부 인트라넷에 침투해 군사 작전 정보를 빼내려고 했다.

홍주형 기자,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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