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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21세기 자본` 피케티, 6년만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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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자본주의 경제 불평등 문제를 심층 분석한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8·사진)가 6년 만에 후속작 '자본과 이데올로기'를 출간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총 1200여 쪽에 걸쳐 극심한 불평등이 정치와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담았다. 나아가 피케티는 세제 개혁을 통해 억만장자를 제거해야 한다는 급진적 주장과 함께 자본주의 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피케티는 프랑스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와 인터뷰하면서 "자산을 신성시하는 국면을 벗어나 자본주의 너머로 나아갈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케티는 새로 출간된 책에서 억만장자는 경제성장에 해로운 존재이며 세제 개혁을 통해 억만장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피케티는 억만장자가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통념은 거짓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에서 1950~1990년 연평균 소득 증가율이 2.2%에 달했으나 이후 억만장자 수가 급증하면서 평균적인 소득 증가율은 1.1%로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피케티는 "어떻게 그들(억만장자) 존재가 공공선에 부합한다고 정당화할 수 있겠느냐"며 "이들이 축적한 부는 공적인 지식, 인프라스트럭처, 연구소 등 집단적 재화에서 획득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케티가 제안한 세제 개혁은 200만유로(약 26억원) 이상 자산에 대해 부유세 5%를 신설하는 등 0.1~90% 부유세를 차등 부과하는 것이다. 그는 또 어떤 기업에서도 한 주주가 10% 이상의 의결권을 보유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는 방안, 25세가 된 모든 프랑스 청년들에게 12만유로(약 1억5700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해주자는 아이디어 등을 제시했다. 피케티는 미국 민주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공약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고 밝혔다.

워런은 5000만달러(약 600억원) 이상 자산에 부유세 2%를 매기자고 제안한 바 있으며, 샌더스는 상속세를 높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그는 "샌더스와 워런을 비롯한 젊은 민주당 의원들이 (부의) 재분배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케티는 2013년 '21세기 자본'을 출간하고 자본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지면서 자본을 소유한 최상위 계층에 부가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해 부유세와 관련된 논의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신작인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현재 18개 언어로 번역이 진행되고 있으며 영어판은 내년 3월 출간될 예정이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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