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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美·中 무역협상 ‘스몰딜’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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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협상 앞두고 유화 제스처 / 트럼프, 중간단계 합의안 고려중 / 中도 일부 美농산물 등 관세 제외 / 양국 협상 전략… 긴장 완화 미지수

세계일보

다음달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유화 제스처를 주고받으면서 긴장 완화 가능성이 감지된다.

15일 블룸버그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단계 합의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많은 분석가가 중간 합의를 말하는 것을 보고 있다. 쉬운 것부터 먼저, 일부를 하겠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고려하는 어떤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 무역전쟁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일괄타결이 불가능한 만큼 쉬운 사안부터 단계적 합의를 이뤄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하에, 기존 ‘빅딜’ 원칙에서 벗어나 ‘스몰딜’로 선회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00억달러(298조원)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기존 25% 관세에서 30%로 인상키로 한 방안을 15일까지 늦춘다고 지난 11일 밝힌 바 있다.

중국도 이에 호응해 유화조치를 내놨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미국산 제품 추가관세 부과 대상에서 대두와 돼지고기 등 일부 농축산물을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이 대두와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위해 가격 문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활유와 항암제 등 16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에 첫 면제 조치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도 “미국의 10월 1일 대중 추가관세 부과 연기조치를 환영한다”며 “이번 주부터 양국 실무팀이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내부적으로 협상 의제에서 안보와 경제 분야를 분리해 접근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무역 문제로만 협상 의제를 좁혀 협상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협상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측의 잇따른 유화조치는 10월 초 협상을 앞두고 좀 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양측의 전략적 접근이다. 협상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바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지금까지 수차례 미국산 농산물 구매 재개와 중단을 되풀이해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부과 연기와 강행을 되풀이해왔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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