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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친중·반중 시위대 곳곳 충돌… 중추절 홍콩 또 폭력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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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수만명 집회 후 거리 행진 / 우리나라 배우 김의성 참여 눈길 / 경찰 반중시위대만 체포해 ‘분노’

세계일보

반중시위대 “홍콩반환협정은 무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15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서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과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은 무효’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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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절이던 지난 주말 홍콩 곳곳에서 시위와 충돌이 이어졌다. 친중, 반중 시위대 간 몸싸움이 벌어지고, 경찰이 반중 시위대만 체포했다고 알려지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위대 수만 명이 15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도심 코즈웨이 베이에서 집회를 갖고, 센트럴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15주째 연속 시위가 열리면서 이날 폭력 사태를 우려해 민간인권진선이 계획한 집회와 행진을 금지했지만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시위로 시내 교통은 마비됐고 상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처음에는 평화 행진으로 시작됐으나 이내 정부청사 부근에서 분위기가 격앙되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경찰은 폭력시위에 대해 최후 경고를 한 뒤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제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애드미럴티와 완차이 인근 전철역 입구를 부수는 등 홍콩이 또다시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한국 배우 김의성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의성은 “홍콩 시위에 참여한 것은 처음으로, 큰 감동을 받았다”며 “홍콩인이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시민 1000여명은 이날 오후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있는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주권 반환 당시 중국이 영국과 맺었던 공동선언을 위반했다”며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위반에 대해 영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일국양제는 이미 죽었다” 등 구호를 외쳤다. 또 영국 국기인 유니온 잭과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 깃발을 흔들며 영국 국가인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를 불렀다.

앞서 14일 도심 한 쇼핑몰에서 벌어진 친중 시위대와 반중 시위대 간 몸싸움 후폭풍까지 심했다. 경찰이 반중국 시위대만 체포하는 등 편파대응을 했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당시 양측은 우산, 국기 등을 들고 주먹다짐을 벌였고 다친 시민 2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경찰은 중장년층인 친중 시위대는 체포하지 않고, 반중 시위대인 젊은이들을 20명 가까이 체포하며 구타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은 “주말 집회와 시위가 일상화하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공식 철회도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태 장기화를 전망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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