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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트럼프 “김정은 연내에 만날 수도”…3차 북-미 정상회담에 속도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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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경질 뒤 “‘리비아 모델’ 발언으로 심각한 차질”

북한의 ‘9월 하순 대화’ 제의 뒤 분위기 조성 발언들

내년 대선 앞두고 북한과 긴장고조 회피·핵담판 필요

미 재무부, 북 해킹그룹 3개 제재…압박기조도 유지 확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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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연내 3차 정상회담 가능성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등 연일 북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이달 하순 북-미 실무협상 개최 용의를 밝힌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올해 김정은을 만날 것이냐’고 묻자 “어느 시점에는 그렇다”(At some point, yes)고 대답했다. 이어 “분명히 그들은 만나기를 원한다”며 “그건 일어날 뭔가라고 생각한다. 지켜보자. 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안 3차 북-미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퇴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경질 이튿날인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볼턴 후임으로 누가 유력하냐’고 묻자 “5명이 그 자리를 원한다”고 답하고, 묻지도 않은 볼턴 전 보좌관의 지난해 ‘리비아 모델’ 발언을 꺼내어 그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얘기해 우리는 (북한과) 심각하게 차질을 겪었다. 그는 실수를 했다”며 “그가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자마자, 그 무슨 재앙이냐”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라”며 “북한과 합의를 하려고 그걸 사용한다? 나는 볼턴 발언 뒤에 김정은이 한 말을 비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5월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 ‘선 핵포기, 후 보상’인 리비아 모델을 주장해 북한의 거센 반발을 샀다. 리비아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2003년 핵 포기를 선언하고 이듬해 핵 관련 장비를 미국에 모두 넘겼으나, 2011년 권좌에서 물러난 뒤 반군에게 사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발언들은 지난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달 하순 미국과 실무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 부상의 담화 직후 “만남을 갖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밝히는 등 북한과의 대화 재개 분위기 조성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 경질은 여러 대외정책에 대한 이견이 쌓인 탓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북-미 대화 재개의 윤활유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교 성과를 위해 북-미 관계에서 작게는 긴장 고조 방지, 크게는 정상 간 핵 담판을 도모해야 하는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과의 협상은 김정은 위원장과 신뢰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등에 견줘 통제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3차 정상회담을 포함해 북-미 대화의 성공 여부는 비핵화-상응조처에 관해 양쪽이 어떤 보따리를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데 대해 지난 12일 “지켜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3일 보안업계에서 ‘라자루스 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로 불러온 북한의 3개 해킹그룹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대화 노력과 동시에 대북 압박 기조도 유지되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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