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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여적]실제화된 드론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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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비행체를 뜻하는 ‘드론(Drone)’은 비행할 때 벌의 윙윙거리는 소리(drone)와 비슷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920년대 군사 분야에서 시작된 드론은 인간생활 전 영역으로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같은 드론 택배서비스는 유통업의 지도를 바꿀 전망이고, 제조업과 농업, 일기예보는 물론 지진 현장에서 인명구조와 수색, 화재 진화나 자연생태계 보호에도 드론이 활용되고 있다. 영화 <엑시트>에서는 대규모 드론이 고립된 주인공들을 세상과 이어주는 유일한 끈으로 역할을 했다. ‘착한 드론’의 무궁무진한 활용도로, 머잖은 장래엔 개개인이 휴대전화처럼 드론을 소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됐다. 드론이 주요 시설을 공격한 첫 사례다. 지난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공개 연설 도중 드론 폭발물 공격을 받거나, 몇 년 전 미국 백악관 건물에 드론이 충돌하고, 일본 총리 관저에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드론이 떨어지는 등 이따금 국제 뉴스의 가십 정도로 소개됐던 드론이 이번엔 주역으로 등장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폭격과 화재 속에 세계 원유 공급의 5%에 달하는 생산차질이 예상되며 전 세계 원유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이처럼 테러나 범죄 등에 악용되는 ‘나쁘고, 위험한 드론’의 사례가 늘고 있다. 맞물려 나쁜 드론을 무력화하는 이른바 ‘안티드론’에 대한 논의와 연구도 활발하다. 우리도 드론특기병을 뽑기 시작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과 드론이 결합한 자율비행드론의 예상치 못한 파괴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구글은 미국 국방부와 함께 AI 기술을 적용해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드론을 개발하는 ‘메이븐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특정인 살해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계획을 접기도 했다. 미국 영화 <아이, 로봇>은 2035년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인간을 위한 AI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내용이다. 자율비행드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2035년쯤 실제로 만나게 될 위험한 세계일지도 모른다.

송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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