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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비둘기에 카메라 달아 옛 소련 비밀기지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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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냉전때 정보수집에 활용 "당시 위성사진보다 우수 평가"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냉전시대 대(對)소련 첩보작전에 비둘기와 돌고래 등 동물을 활용했다고 BBC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BBC가 기밀 해제된 CIA 문서 및 전직 CIA 관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비둘기는 냉전 시대 미국이 구소련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활용한 유용한 비밀 첩보 요원이었다. CIA가 비둘기에 자동 사진 촬영 기능이 있는 무게 35g 정도의 가벼운 카메라를 장착해 구소련의 중요 비밀 기지로 날려 보내면 비둘기가 목표물에 접근했다가 촬영 결과물을 가지고 CIA의 기지로 돌아오는 식이다.

이 '비둘기 첩보원'들은 소련 내 1급 첩보 목표를 대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1976년 작성된 CIA 메모에 의하면 소련의 최신 잠수함을 건조하는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조선소도 비둘기 첩보원의 정보수집 목표물 가운데 하나였다.

BBC는 "전문가들이 비둘기에 매단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인공위성이 촬영한 것보다 좋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CIA는 비슷한 방식으로 매, 올빼미, 까마귀, 각종 철새도 활용했는데,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비둘기의 특별한 귀소 능력 때문에 비둘기가 다른 조류를 제치고 탁월한 첩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비둘기 첩보원 활용 작전은 1970년대 말까지 계속됐다.

또 CIA는 1960년대 돌고래를 첩보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도 검토한 적이 있다. 이를 위해 돌고래가 구소련의 핵잠수함 신호 및 구소련의 방사능 혹은 생물학적 무기 흔적을 감지하는지 시험했지만,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또 개나 고양이의 몸속에 도청 장치를 심거나, 특정 장치를 장착한 뒤 전기 자극을 줘서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방법도 고안했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활용 결과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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