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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보수정치권 '反조국' 확인했지만…통합에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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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모두 '집안 단속' 먼저

한국당, 나경원 놓고 내분…친박-강경파 "통합 대신 선거연대"

바른미래 '묻지마' 통합 우려…보수‧중도 여론 변화 '촉각'

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노컷뉴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추석 민심 보고대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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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일각 등 범(凡)보수‧중도 진영은 지난 추석 민심을 경청한 뒤 이를 표심으로 담아내는 방식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높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 일부가 이탈 조짐임을 확인했다는 공통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두 당은 이를 정치적으로 풀어내는 데 있어 상반된 접근법을 보이며, 통합에는 신중한 모양새다.

▲중도-무당층의 민심 ▲연동형 비례제 통과 여부 등 오는 11월~내년 1월 사이 요동치는 정국에 따라 선거연대부터 보수대통합까지 해법이 엇갈릴 전망이다.

◇ '나경원 거취' 내분…강경 당권파 "통합보다 선거연대"

고향이 서울인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연휴 휴가까지 반납하며, 지난 12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귀성‧귀경 인파를 대상으로 1인 시위를 했다. 당 대표가 직접 나서 문 대통령과 조 장관, 민주당을 상대로 한 투쟁의 전면에 선 모양새였다.

하지만 연휴 기간 소속 의원들은 자기들끼리 거친 설전을 벌였다.

갈등의 촉매는 홍준표 전 대표였다. 홍 전 대표는 지난 9일 조 장관 임명 직후 지도부의 무능력을 비판한 데 이어 10일 삭발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대조시켜 패스트트랙 수사를 못 막는 한국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또 연휴 시작 날인 12일 "미련이 남아 황교안의 낙마를 기다리느냐"며 나경원 원내대표를 정조준했고, 14일엔 "읍참마속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다"며 재차 공격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의 단체 SNS 채팅방이 발칵 뒤집혔다. 주로 나 원내대표를 비호하는 의원들이 나서 홍 전 대표에게 "내부총질을 하지마라"고 성토했다. 이중 한 명인 민경욱 의원은 결국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라며 홍 전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당 안팎에선 최근 자녀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고, 패스트트랙 강행‧맹탕 청문회 등을 막지 못한 나 원내대표의 거취가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다수 나오고 있다.

그런데 흔들리는 나 원내대표를 엄호하는 몇몇 의원들이 황 대표의 지지 기반과 겹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급기야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가 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지지 세력으론 홍 전 대표 공개 반박에 나선 민경욱 의원을 포함해 TK 지역 K중진, PK 한 초선 의원 등이 거명된다.

이들 의원들의 공통점은 상대적으로 한국당이 선거에서 유리한 영남 지역 등에 지역구를 두고 있어 '공천=당선' 공식이 해당되는 처지라는 점이다. 때문에 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에 대해 자유로운 입장이다.

최근 황 대표가 당장 '반(反)조국‧문재인' 여론을 결집하기 위한 통합에 나서기보다 연동형 비례제의 도입 여부 등을 지켜보며 관망하는 쪽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이들 의원들의 '통합 반대' 조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들은 '지역구-한국당, 비례대표-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 등의 방식으로 보수 진영이 의석을 나눠 갖는 방식을 선호한다. 친박계가 영남에서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보수 대통합보다 느슨한 선거연대를 선호한다는 분석은 '조국 사태' 이전부터 일찌감치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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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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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거취' 막힌 유승민, 안철수…'통합', '제3지대' 각자 고심

바른미래당도 손학규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내분으로 응집된 목소리를 못 내는 것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특히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대표 등은 총선 전 지도부 교체를 바라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가 계속 버틸 경우 당 바깥에서 독자적인 정당을 만드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의원의 측근인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은 SNS를 통해 "손 대표는 꼰대 노릇을 그만하고 추석까지 당 지지율 10%를 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한국당과의 통합에 거리를 두는 이유는 중도 표심 때문이다. '반(反)조국‧문재인' 여론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범(凡)진보에서 이탈한 20대‧중도‧수도권 등의 표심이 여전히 한국당을 지지하는 데 유보적이거나 꺼려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무당층이 확대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여론조사업체 칸타코리아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26명을 상대로 실시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지지 정당이 없다"는 여론이 38.5%에 달했다. 이는 같은 회사가 지난 5월, 8월 등에 조사한 결과에서 각각 29.9%, 34.8% 등이었던 상황에서 변화한 것이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안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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