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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트럼프, 전략비축유 방출 허가…사우디 피폭, 힘받는 '이란 배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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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세계 원유 시장의 수급 불안이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미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미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고려해 시장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텍사스주를 비롯한 다른 여러 주의 모든 관련 기관에 석유 송유관 승인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만약 세계 에너지 수급 안정화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에너지부가 전략비축유를 이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 보유량은 6억4000만배럴이다.

조선일보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아람코가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아브카이크 석유단지에서 14일(현지 시각) 화염이 치솟고 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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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내무부는 지난 14일 새벽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아람코가 보유한 아브카이크 탈황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석유시설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석유시설 2곳은 가동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가동 중단으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평균 약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지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570만배럴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세계 원유 시장의 수급 불안이 커지며 이날 개장과 함께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국제 원유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2%,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약 10% 급등하며 장을 출발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드론 10대로 사우디 석유시설 2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이란 배후설’을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은 세계 에너지 공급에 대해 전례 없는 공격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CNN에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 각도나 충격 지점을 비롯한 여러 정보를 종합할 때 예멘의 공격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번 공격은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의 주장을 부인하며 강력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유엔 총회 회동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콘웨이 고문은 "이란의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와 ‘최대 압박’ 정책은 두 정상의 만남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계속해서 이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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