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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경쟁률 200 대 1…이수역 부동산 요즘 ‘준강남 입지’ 3년새 아파트값만 60%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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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총 514가구) 청약 결과가 발표된 지난 9월 5일. 주변에서 이 단지에 청약했다는 사람 중 당첨된 이를 보기 힘들었다. 일반분양 89가구 모집에 1만8134명이나 접수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서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203.75 대 1. 일반분양 물량이 1가구뿐이었던 전용 84㎡E타입에는 1123명이 몰리며 최고 경쟁률이 1123 대 1을 찍었다.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서울 사당동 이수역 일대가 아파트촌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사당동은 지하철 4·7호선 이수역 서쪽에 위치한다. 동쪽은 서초구 방배동이다. 서초구와 매우 가깝지만 아파트가 유독 적은 데다 주중에는 교통지옥 이미지 때문에 좋게 말해 ‘강남의 서자(庶子)’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으로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신흥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 1990년대에 추진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흐지부지됐던 개발사업이 재개되는 등의 호재가 주택 시장에서 사당동 이수권역 위상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사당3구역을 재건축하는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이 신규 분양돼 눈길을 끌었다. 총 11개 동 총 514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이 단지는 모든 가구가 선호도 높은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돼 실수요자 관심이 높았다. 무엇보다 화제를 모았던 점은 3.3㎡당 2924만원의 분양가. 전용 59㎡가 7억원대, 전용 84㎡는 8억원대에 분양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 예고된 10월 전인데도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돼 청약자가 몰렸다.

매경이코노미

서울 이수역 일대에 새 아파트가 속속 공급되면서 강남과 가까운 사당동 부동산이 재조명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말 청약접수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 견본주택 현장. <대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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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푸르지오 청약경쟁률 204 대 1

리가 법원 경매물건 24 대 1 경쟁률

신규 분양뿐 아니라 입주 7년 차에 접어든 아파트도 인기를 끈다. 지난 8월 30일 법원경매로 나온 ‘이수역리가’(총 452가구) 아파트 13가구가 평균 경쟁률 23.69 대 1을 기록하며 모두 낙찰됐다. 이들 물건은 지역주택조합 청산 이후에도 건설회사와의 법적 분쟁이 뒤늦게 마무리돼 남아 있던 물량으로 지난 7월 1차 경매에서 모두 유찰돼 이날 2차 경매를 실시했다. 감정가의 80%인 8억1600만~9억400만원에 낙찰자를 찾았는데 이는 최근 시세보다 1억~2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는 상황에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한강 이남 지역 경매 물건에 수요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역 일대 입주 10년 미만 새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있다. 서울 동작구는 입주 15년 이상 노후주택이 전체의 70%를 넘을 만큼 주택 노후도가 심해 새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이런 동작구에서 이수역 주변이 최근 몇 년 새 단독주택지를 재건축한 신규 단지가 줄줄이 입주하거나 분양을 마치면서 낙후 이미지 대신 아파트촌 이미지가 덧씌워지기 시작했다.

이수역 일대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교통 입지다.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의 환승역인 이수역을 이용하면 강남, 서울역 등 서울 주요 도심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도 걸어서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다. 서울뿐 아니라 과천~안양~수원행 광역버스가 지나는 교통 요지여서 젊은 직장인 수요가 높다.

특히 올봄 개통한 서리풀터널을 통해 강남 테헤란로와 직접 연결돼 강남 접근성이 더욱 우수해졌다.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은 곳은 서초구 방배동이지만 방배동이나 서초동은 서울에서도 지가가 비싼 지역이고 반면 이수역 주변 사당동은 서초구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라 더욱 기대감이 높다.

여러 장점 때문에 이수역 일대 사당동 집값은 거침없이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사당동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2638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87만원 대비 1년 새 10.5% 올랐다. 3년 전인 2016년 8월 사당동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1630만원에 불과했다. 사당1구역을 재건축해 지난 2015년 12월 일반분양한 ‘래미안이수역로이파크’는 올 3월 전용 84㎡가 13억원에, 5월 12억7500만원에 각각 팔린 이후 거래가 끊겼다. 최초 분양 당시 6억원대에 공급됐고, 입주 직전인 2017년 말 같은 평형 분양권이 8억9000만원대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비단 새 아파트가 아니어도 구축 아파트 거래도 활발했다. 이수역리가 전용 84㎡ 최근 실거래가는 층·향에 따라 8억5000만~10억2300만원(지난 7월 기준), 최근 매물 호가는 10억8000만~12억원에 형성돼 있다. 3년 전 8월 1층 매물이 6억원, 14층 매물이 6억7500만원에도 거래되던 아파트다. 1993년 입주한 구축 아파트인 ‘사당우성2차’ 전용 118㎡는 지난 8월 9억3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아파트값이 한창 치솟던 지난해 9월 11억9500만원에도 거래된 것에 비하면 시세는 빠졌지만 지난해 초 8억원에도 거래됐던 아파트다.

각종 호재로 들썩이지만 이수역 일대 투자나 거주를 생각한다면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다른 서울 시내 신흥 주거지와 마찬가지로 학군이 아쉽다. 이수역과 사당역은 상권이 발달했지만 주거지로 선택하기에는 분위기가 어수선한 편이다. 일부 단지는 언덕이 심하다는 단점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수역 일대는 출퇴근 직장인 수요가 많지만 집값은 강남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강남을 생활권으로 하는 젊은 수요층에 좋은 대안”이라면서도 “다만 지난 2~3년간 서울 내에서도 가장 많이 오른 지역 중 한 곳인 만큼 신중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5호 (2019.09.18~2019.09.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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