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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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자영업자들이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많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환경이 좋지 않은 제2 금융권에서라도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으로 추측된다. 특히 외식업과 도소매업 등 영세자영업자들에서 이 같은 행태가 두드러졌다.

16일 정호성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과 김현학 국민대 경제학과 조교수는 ‘금융업권별 소비자신용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스템 리스크 분석’ 보고서를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나타내는 전이지표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난 2015년 3분기부터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전이지표가 상승한다는 것은 자영업자들이 금융업권 다수와 거래를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대출 조건이 양호한 제1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던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에서도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금리에 돈을 빌려야 할 만큼 경영환경이 나빠졌거나, 정부의 대출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에 시름하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영업자의 전이지표(2012년=100)는 2015년 한때 70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7년 2분기에는 90을 훌쩍 뛰어넘었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들 중에서도 외식업과 도소매업 등 영세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인 업종을 중심으로 전이지표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 수치인 2017년 2분기 당시 외식업과 도소매업의 전이지표는 100에 육박해, 90 수준을 나타낸 제조업이나 부동산업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만큼 영세자영업자들부터 대출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다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일으킨 차주가 신용문제를 겪는 경우, 한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연체가 다른 금융기관으로 전염될 수 있어 주의된다. 보고서는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가 신용문제를 겪으면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로 신용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현학 교수는 “2015년 하반기 이후 자영업자들이 다양한 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정호성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현학 국민대 경제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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