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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우디 원유시설 피폭에 전략 비축유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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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정유업계 등과 긴급 대책회의 개최

원유수급 우려 현실화시 비축유 방출 추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시설이 공습을 받아 원유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정부가 2억 배럴에 달하는 전략 비축유 카드를 뽑아들었다. 당장 전략 비축유를 투입하진 않겠지만 언제든 물량을 방출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 유가 안정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정유업계 및 석유공사 관계자 등과 ‘석유 수급 및 유가동향 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이 중동 위기에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사우디 아브카이크 원유 처리시설과 쿠리아시 유전이 예멘 반군의 드론 폭격을 받아 공급 우려가 제기되자 긴급 회의가 열린 것이다. 해당 원유시설의 일일 생산량은 570만 배럴로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일 산유량의 5%에 달한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기준 수입 원유 가운데 30% 가까이를 사우디에서 들여와 수급 우려가 불거졌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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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사우디산 원유가 대부분 20년 장기계약 형태로 도입되고 있고, 사우디 정부도 자체 비축유로 수급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설 복구가 지연되고 투기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 유가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급 상황 악화 시 민간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략 비축유는 2억배럴 수준이다.

한편 사우디 유전 시설의 피폭 이후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정유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정제 마진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을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과거 자연재해 등으로 대규모 석유 시설 가동이 중단됐을 때 유가보다 정제 마진이 더 큰 폭으로 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고 있어 그런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만 떠안게 될 경우 정유업계는 수익성에 적잖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세종=김우보기자·박효정기자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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