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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블룸버그 "강남좌파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 韓경제에 돌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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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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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가 한국 '강남좌파(Gangnam Left)'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슐리 렌 블룸버그 아시아 경제 담당 칼럼니스트는 15일 '부패한 억만장자보다 나쁜 것은 바로 사회주의'라는 제목으로 된 칼럼에서 "한국 주식 투자자들은 부패한 정부 관료보다 '강남좌파'가 더 나쁘다고 말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강남좌파는 최저임금 인상, 재정지출을 통한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등 사회주의 정책을 옹호하는 한국 내 엘리트 계층을 뜻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정책이 이들 강남좌파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투자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렌은 한국 주식이 저평가받는 이유로 강남좌파를 정조준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탓에 수출 중심인 한국 주식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재인 정부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민간 투자는 미·중 무역전쟁 시작 전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삼성과 같은 제조 기업 주식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고, 오히려 투자자를 괴롭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사업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한 재계에서 민간 부문 투자를 크게 줄였다는 통계치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한국의 부패한 재벌보다 문재인 정부 사회주의 정책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렌은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한국의 가족경영 재벌을 경계해 왔지만 이제 정부의 좌경화가 새로운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 주식이 저평가되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의 순자산 장부가치 대비 주가 비율을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살펴보면 이 같은 현상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0.9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던 PBR는 문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18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0.8선까지 떨어졌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인 PBR는 값이 작을수록 저평가돼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다만 렌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은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그간 한국 재벌의 복잡한 지배구조와 정경유착 관행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재벌 개혁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둬 오히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업의 투자자에게 돌아간 수익이 최소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배구조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고리가 대폭 감소하는 등 지배구조가 투명해진 점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본 것이다.

렌은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진 재벌의 존재도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여기에 사회주의 정부가 더해진 것은 시장의 '야성적 충동'을 더욱 침체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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