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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정유株에 호재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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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가동 중단에 국제유가 급등 불가피

재고평가이익 반영…중앙에너비스·흥구석유 ‘上’

“정제마진·디젤 수요 증가 전망에 실적 개선될 듯”

이데일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이 최근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 정유주(株)들은 재고평가이익 발생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유주(株)가 급등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원유가격과 판매가격의 격차)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산 차질을 고려하면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휘발유, 경유 들을 판매하고 주유소를 운영하는 중앙에너비스(000440)는 전 거래일 대비 30.00% 오른 8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한가를 친 것이다. 석유류 도·소매 판매업체인 흥구석유(024060)도 전일 대비 29.82% 오른 6530원에 거래를 끝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수 윤활유를 제조하는 극동유화(014530)는 12.9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078930), S-Oil 등 대표 정유주들도 2%대 상승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 가동 중단으로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넘게 폭등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통상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하면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인 정제마진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정유주는 수급이 개선돼 큰 타격은 입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이번 피격이 국내 정유주에게는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유주 같은 경우 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재고평가이익이 반영되기 때문에 회계적으로 이익이 많이 잡힐 수가 있다”면서 “그 부분이 부각되면서 오늘 정유주의 주가가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정유주는 원유가격이 급격하게 올라가게 되면 수급이 좋지 않은 경우 원가 상승분을 판가에 전가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 정유주는 수급이 개선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판가로 전가될 수 있어서 이번 사태가 악재보단 호재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16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상승률.(자료=마켓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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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찬 KB증권 연구원도 “사우디 원유생산 감소로 단기 국제유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중기적으로 국제유가는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우디는 1억88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재고분을 보유하고 있고, 가격 안정화를 위한 석유수출기구(OPEC) 및 미국의 원유생산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원유생산 설비는 1~2개월 내에 정상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내 정유주는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고,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수혜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IMO 규제 강화에 따라 모든 선박은 황함량이 0.5% 미만인 해양 연료를 사용해야 해 디젤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해석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투자심리도 좋아지고 있다”며 “또 내년 1월부터 IMO 규제 때문에 디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 부분 마진율이 좋아지면서 실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도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는 “상반기에는 파라자일렌(PX)과 같은 화학제품 중간재 마진이 급격하게 안좋아지면서 정유주들의 주가가 많이 빠졌다”면서 “여기서 추가적으로 나빠지지 않는다면 유가도 좋아지고 있는 만큼 정제마진 개선 효과 등을 통해 주가 반등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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