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상파 3사(KBS·MBC·SBS)의 콘텐츠 제작 능력과 SK텔레콤의 마케팅 및 5G 기술력을 합친 통합 인터넷방송(OTT)‘웨이브(wavve)’가 18일 공식 출범한다.

3년 전 국내 진출한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가 200만 명을 넘었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예상된 상황에서, 웨이브는 OTT 안방 시장을 지킬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한류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웨이브를 서비스하는 콘텐츠웨이브(대표 이태현)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 유료 가입자 500만 명과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열린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 출범식에서 출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한상혁 방통위원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이다. 뉴스1제공

SK텔레콤 900억 투자..재무적 투자 2천억 확보

SK텔레콤은 콘텐츠웨이브(대표 이태현)의 9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0%를 확보하고, 별개로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나서 SK증권PE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유치 중이다. 콘텐츠웨이브가 발행하는 2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데, SK는 FI들에게 5년 내 기업공개(IPO) 조건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욱 콘텐츠웨이브 CFO는 “9월 18일 SK텔레콤이 유상증자로 들어와 30% 지분을 갖지만 지분을 추가 투자하는 옵션이 있어 최대 50%까지 가능하다”며 “재무적투자는 의향서(LOI) 단계이고 배수로 보면 3000억 이상까지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현 콘텐츠 웨이브 대표. 뉴스1 제공

KBS 드라마 ‘녹두전’에 100억 투자..2023년까지 콘텐츠에 3천억 투자

웨이브는 이달 중 첫 방송이 예정된 KBS 2 새 월화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 전체 제작비 100억 원을 투자했다. 내년에는 500억원, 2021년에는 600억원, 2022년에는 800억원, 2023년에는 1000억 원 등 총 3000억 원을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 투자에 쓸 예정이다.

이태현 콘텐츠 웨이브 대표는 “사실 콘텐츠 투자는 굉장히 위험한 투자”라면서 “당장은 방송사 실시간 시청과 웨이브 VOD 독점으로 가지만 가입자가 늘면 웨이브 독점 제공이 가능할 것이고, 지상파 드라마외에도 다양한 제작자나 장르의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가 제작비 전액을 댄 ‘조선 로코-녹두전’ 드라마(KBS2)

영화 1천 편 제공..유료 가입자 500만 명 자신

웨이브는 35개에 달했던 상품 구성을 3개로 간소화하면서 △지상파 드라마·예능의 본방 뒤 5분내 VOD 제공외에 △월정액 가입자에게 영화 1000편을 제공하고 △매니페스트·사이렌·더퍼스트 등 미드 3편을 국내에 최초로 공개하며 △SK텔레콤 5G 기술을 활용한 프로야구 멀티뷰, VR 콘텐츠와 e스포츠 채널도 추가하기로 했다.

요금제는 △베이직(HD) 7900원 △스탠다드(FHD·2명 동시 접속) 1만900원 △프리미엄(UHD·4명 동시 접속) 1만3900원 등 3종이다.

이태현 대표는 “2023년 유료 가입자 500만 명을 달성해 국내 최고가 되고 베이징부터 이스탄불까지 해외 진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기대감..지상파3사·SKT 사장도 강한 의지 밝혀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해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과 경쟁할 토종 OTT의 출범을 축하했다.

웨이브 주주사인 지상파 및 SK텔레콤 사장들도 강력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한국방송협회장인 박정훈 SBS 사장은 “연간 20%이상 성장하는 국내 OTT 시장에서 웨이브가 출범하지 않았으면 어찌됐을까 생각한다”며 “지상파 3사가 과거보다 힘이 떨어진 게 사실이나 맨파워는 뒤지지 않는다. 웨이브를 제대로 일으킬 수 있도록 방통위원장님이 도와주실 것을 간청드린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것은 반도체도 있지만 콘텐츠도 있다”면서 “우리는 콘텐츠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이 있고 자본과 기술 협력도 가능하다. 웨이브의 주주사로서 사명을 깨닫고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