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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리커창 “6% 이상 성장 어려워”… 中 경제 비상등 켜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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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제지표 악화… 국경절 반전 기회로 / 美와 무역전쟁 장기화 등 여파 / 안정적 경제운용 어려움 반영 / 산업생산 증가율 17년來 최저 / 10월 70주년 국경절 준비 박차 / 무역협상서 유화책 잇단 제시 / 홍콩사태 100일째… 해결 모색 / 反中시위 확산에 中당국 난감 / 관광 위축 등 홍콩경제도 추락

세계일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한 시위자가 지난 15일 진압 경찰이 쏜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내고 있다. 홍콩 시위는 16일로 100일째를 맞으며 갈수록 반중 정서가 심해지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 경제가 6% 이상 중고속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GDP) 목표치 달성에 대한 어려움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경제운용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총리는 16일 중국 정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복잡한 국제 형세 속에서 글로벌 성장 둔화와 보호주의, 일방주의 부상으로 하방 압력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발전 속도는 여전히 세계 주요 경제권의 선두에 있고, 올해 8월까지 중국 경제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의 발언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큰 잠재력과 선회 여지가 있고, 거시적 통제수단을 통해 안정적인 발전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운영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것만으로도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인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산업생산 등 8월 경제지표가 하락하는 등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다. 그러나 8월 증가율은 2002년 2월(2.7%) 이후 17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5.2%)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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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총리. EPA=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치를 지난해 ‘6.5%가량’보다 낮은 ‘6.0∼6.5%’로 구간 목표치를 설정했다. 중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20여년 만에 가장 낮은 6.2%에 그쳤다. 중국은 이날 올해 3번째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10월 1일 신중국 성립 70년 국경절 행사를 반전기회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10월 미·중 무역협상에 앞서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 유화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긴장 완화에 나서고 있다. 국경절 행사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 8일 1차 연습에 이어 지난 14∼15일 두 번째로 톈안먼 광장을 폐쇄한 채 사상 최대 규모 열병식 행사를 준비했다.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41’(DF 41)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구상 모든 곳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2000㎞에 10기 핵탄두가 탑재 가능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번 행사에서 중국 굴기와 중국몽을 통한 중화 민족 부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특히 홍콩 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로 100일째를 맞은 홍콩 시위가 갈수록 반중 정서를 보이면서 중국 정부를 난감하게 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10월 1일 국경절 행사가 마무리되면 중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지 홍콩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분노한 홍콩 시민을 달래는 방향으로 간다면 시위대 요구를 일부 들어주겠지만, 본토 무력 투입 등 강경책 사용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 있다. 주말 시위 일상화로 홍콩 경제도 추락하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 국제공항 이용객은 599만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2.4% 감소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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